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축구 예선 출전을 금지당한 이란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란 국영방송인 라디오 이슬람은 6일(한국시각) '이란축구협회(IFF)가 히잡(아랍권 여성들이 얼굴과 상반신을 가리기 위해 착용하는 스카프) 착용을 이유로 여자 대표팀의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출전을 금지한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문제는 지난 3일 요르단 암만에서 펼쳐진 요르단과의 올림픽 예선 2차전을 앞두고 경기 감독관이 이란 선수들의 히잡 착용을 문제 삼아 출전을 불허하면서 불거졌다. 경기 감독관은 이란의 0대3 몰수패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이란축구협회장인 알리 카파시안은 이란학생통신(ISNA)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문제에 대해 제프 블래터 FIFA회장 면담을 요구할 것이다. 전 이슬람권이 단결해 이번 문제와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IFA와 아랍권의 줄다리기는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2007년 캐나타의 11세 소녀가 경기 중 안전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심판의 지적에 반발하다 퇴장 당하면서 본격적인 논란이 불거졌다.FIFA는 '그라운드 내에서는 정치·종교·개인적인 신념이 드러나는 복장이나 악세사리를 허용치 않는다'고 명시된 선수 복장 규정을 들며 히잡 착용 금지 입장을 고수 중이다. 그러나 이슬람권은 종교적 신념은 인간의 기본권이라면서 다른 종목과 달리 히잡을 문제 삼는 FIFA를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싱가포르하계유스올림픽에서도 같은 문제가 일어난 바 있으나, 경기 직전 선수들이 하얀 천을 머리에 감고 경기에 나서는 방향으로 합의가 된 경우도 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