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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미니스커트 논란 왜? 한국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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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배드민턴계에서 때아닌 미니스커트 논란이 불거졌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지난 31일 중국 칭다오에서 선수위원회의를 갖고 6월 1일부터 시행키로 한 여자 선수들의 미니스커트 유니폼 의무화 규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BWF는 올해 초부터 새로운 유니폼 착용 규정을 추진해왔다. 미니스커트 유니폼 도입으로 배드민턴계에 새로운 화제와 바람을 일으켜 인기 스포츠로 다시 도약시키자는 취지였다.

이 아이디어를 적극 추진한 이는 여성이다. 영국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로라 페리 BWF 여성이사다.

당초 BWF는 5월 1일부터 이 규정을 시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칭다오에서 열리는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5월 22∼29일)에 각국 선수들이 모두 모이는데 갑작스런 시행으로 혼선이 생길 것 같아 1개월 보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성상품화', '성차별'이 주된 이유였다. 특히 이란 등 이슬람 국가와 보수적인 중국이 반대에 앞장섰다.

특히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히잡을 두르고 출전하는 이슬람권이라면 미니스커트는 더욱 가당치도 않다. 실제 이란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서는 4종목(남녀단식, 남녀복식) 밖에 열리지 않는다. 남녀가 함께 출전하는 혼합복식은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 경기도 각각 다른 체육관에서 분산돼 치러진다. 이곳에 출전하는 나라는 종교와 상관없이 이를 따를 수 밖에 없다.

사실 미니스커트는 서방국가와 한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적용돼왔다. 한국의 경우 2000년부터 논의가 시작돼 5년 간의 적응기간을 거쳐 2005년 실업선수를 대상으로 치마 유니폼 규정이 생겼다. 치마 안에는 스타킹 등의 언더웨어를 입어도 된다는 부수조건을 달았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정착된 단계이지만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아무리 언더웨어를 입었다지만 짧은 치마를 입고 경기를 하려니까 민망한 것이다. 점프를 해야하고, 리시브를 위해 다리를 쭉 뻗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특히 한국 여자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몸에 밴 습관 때문에 격한 동작을 할 때 한 쪽 손으로 치마를 잡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다른 곳에 신경을 쓰게 되니 경기력도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이로 인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한국 여자선수들이 미니스커트 권장에 반발해 반바지를 고수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라경민 대교눈높이 감독대행은 "대부분 선수들이 지금은 미니스커트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취향에 따라 미니스커트를 좋아하는 선수도 있고, 갓 실업팀에 입단한 선수들은 당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한 나라에서 도입하기까지 이렇게 적잖은 적응기간이 필요했는데 BWF가 160여개 회원국을 모두 설득시키려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