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최고 유격수 박진만이 1루수로 나설 지도 모르겠다.
SK 김성근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어제 박진만이 1루 수비 연습을 소화했다"고 했다.
올 시즌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박진만은 시즌 초반 주전 유격수로 나섰다. 그러나 지난달 9일 인천 삼성전에서 결정적인 실책 2개를 범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 27일 1군에 복귀했지만, 다음날인 28일 대타로 나서 KIA 서재응의 투구에 헬멧을 정통으로 맞았다. 때문에 아직까지 누워서 일어날 때 경미한 현기증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와중에 박진만의 빈자리는 2년차 신예 유격수 최윤석이 잘 메워주고 있다. 견고한 수비 뿐만 아니라 3할4푼4리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최윤석이 박진만의 빈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다"는 김 감독의 말처럼 팀 사정상 SK 유격수 자리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박재상(허리부상) 김강민(허벅지 근육통) 등 주전 외야수들의 전열이탈로 SK는 백업 외야수가 부족한 상황. 이날 SK 덕아웃 한 켠에 붙은 로스터의 예비 외야수란은 텅텅 비어있었다. 박재홍마저 지명타자로 출전한 마당에 만약의 경우 외야수로 기용할 수 있는 선수는 우익수와 1루수를 함께 볼 수 있는 박정권밖에 없었다.
그러나 박정권이 우익수로 포지션을 변경하면 이호준 최동수 등 백업 요원들은 있지만, 1루쪽 수비가 약해진다. 때문에 1~2점 싸움의 승부처에서 박정권을 우익수로 돌릴 경우 1루 수비강화를 위해 '박진만 카드'를 빼든 것이다. 김 감독은 "박진만의 1루수 출전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