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피해의 후폭풍으로 K-Pop 위기론이 제기됐다.
일본 도쿄스포츠는 최근 "일본 연예 관계자 사이에서는 'K-Pop은 끝난건가'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라 구하라 등이 기부금을 내는 등 일본을 응원하고는 있지만, 지난해와 같은 붐을 만들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 3월 11일 일본 동북부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고 1만 1532명의 사상자와 1만 6441명의 실종자를 남기는 등 지진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 가수들의 일본 스케줄 역시 변경됐다. 카라는 지난달 23일 발매 예정이었던 싱글 '제토코스터러브' 발표 시점을 무기한 연기했고, 이번 앨범 수익금 전체를 일본 지진 피해 지원에 기부하기로 했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9일과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SM타운 라이브 콘서트'를 연기했고, 13일 발표 계획이었던 소녀시대의 3번째 싱글 '미스터 택시' 발매 일정과 아레나 투어 일정 연기 여부를 협의하고 있다. 또 당초 16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K-pop 슈퍼라이브 콘서트' 역시 5월 15일로 연기 됐다. 이에 '한류 위기론'이 제기된 것.
하지만 위기론을 제기하기엔 이르다. 일본 현지 연예 기획사는 현 사태에 대해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한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소녀시대나 카라는 현지 매니지먼트사를 설립했기 때문에 스케줄을 변경할 수 있지만, 일본 기획사와 계약을 맺은 곳은 상황이 다르다"고 밝혔다. 일본 연예 기획사에서는 "한국은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 곳이니 한국 가수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이미 잡힌 스케줄을 변경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이미 계약을 체결한 프로모션, 앨범 발매 계획,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의 스케줄은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먼저 빅뱅과 2PM은 일본 전국 투어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일본 투어 일정을 연기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입장을 일본 측에 수차례 전달했지만 현재까지 스케줄에 큰 변동이 없다. 일본 스케줄 진행 여부와 최종 결정은 일본 측에 권한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JYP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2PM 멤버들이 직접 참여해야하는 프로모션 일정은 이미 모두 끝마친 상태다. 다만, 5월에 진행 예정이었던 일본 투어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일본 측에서 변동 사항을 통보받은 바 없다"라고 전했다. ZE:A(제국의아이들)도 4월 말 일본 도쿄로 떠난다. 도쿄에 생기는 케이팝 전용극장 무대에 고정 출연 가수로 발탁됐기 때문. 이들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일본 측 관계자는 "지진 사태로 인해 한류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리콘 차트 순위나 앨범 판매량 모두 지진 사태 이전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네티즌들 역시 '위기론은 시기 상조' '이번 사태가 안정되고나서 다시 활동을 시작하면 한류 붐이 다시 일어날 것' '우리나라 가수들의 인기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