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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동물원 원숭이가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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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인천공항 출국로비가 태극전사 배웅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폭소를 유발하는 장면도 더해져 주위를 즐겁게 했다.

먼저 좌석 배정을 마친 태극전사들이 공항 3층 터키항공 발권 카운터 옆에 마련된 포토월 앞에서 단체 출국인사를 위해 기다리고 있을 때다.

5m 전방에는 소녀 팬들이 경찰 측에서 설치한 진입 통제선 밖에서 태극전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구자철이 홍정호 등 동료 선수들과 담소를 나누려고 할 때 뭔가 투척물이 날아들었다. 껌이다. 팬들이 선물로 던져준 것이다.

구자철은 발 앞에 떨어진 껌을 주워 고맙다는 눈인사를 하고는 한 개 꺼내 씹었다. 그러자 통제선 밖에서는 '꺅∼'하는 비명이 터졌다.

비명 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갖가지 종류의 껌들이 눈발처럼 날아들었다.

"제가 드린 후라보노 꼭 씹어줘요 오빠", "아니야, 거기 후레시민트 집어야 돼" 등의 애원이 곳곳에서 터졌다.

이를 지켜본 박태하 수석코치는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우리 선수들 동물원 원숭이가 된 것 같네요. 그래도 부럽다. 부러워."

장면이 꼭 그랬다. 진입 통제선은 동물원 울타리와 흡사했고, 그 안에는 '태극 원숭이'들이 몰려 있었다.

그 '원숭이'들은 울타리 밖에서 구경하고 있던 관람객들이 던져준 음식을 넙죽 넙죽 잘도 받아먹었으니 말이다.최만식 기자 kildongh@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