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형(28·카타르 알 라얀)은 허정무호에선 장학생이었다. 허정무 전 A대표팀 감독이 치른 45차례의 A매치에서 무려 37경기에 출전했다. 태극전사 중 최다 시간 출격이었다.
하지만 조광래호에선 세상이 달라졌다. 대우를 받지 못했다. 조광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지난해 가진 3차례의 평가전에서 한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8월 나이지리아전(2대1 승)에서 후반 32분 교체 투입된 그는 9월 이란전(0대1 패)에서 벤치를 지켰다. 10월 12일 한-일전에서 비로소 기회를 잡았다. 조용형은 전술의 핵이었다. 조 감독은 '포어 리베로'를 실험했고, 그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그 임무를 맡았다.
'포어 리베로'는 중앙 수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에 포진, 중원을 두텁게 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그는 조 감독의 눈도장을 받지 못했다. 전술 소화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폭풍은 카타르아시안컵까지 이어졌다. 조 감독은 조용형을 오른쪽 윙백으로 돌리는 방안을 강구했다. 하지만 차두리(31·셀틱)가 최종 낙점을 받았다. 벤치로 밀려났다.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에서 곽태휘(30·교토)가 퇴장당하자 후반 40분 교체 투입돼 5분여간 뛴 것이 전부다.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다시 기회가 왔다. 조용형은 25일 오후 10시25분(한국시각) 벌어지는 일본과의 4강전에서 황재원(30·수원)과 호흡을 맞춰 중앙수비수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수(31·카타르 알 사드) 대타다. 이정수는 경고 누적으로 한 경기 출전 징계를 받아 일본전에 결장한다. 조 감독은 고심끝에 곽태휘 홍정호 대신 조용형을 낙점했다. 곽태휘는 조별리그 1, 3차전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홍정호는 이번 대회 준비 단계부터 수비형 미드필더로 훈련시켰다.
조용형으로선 조 감독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한-일전에서 과연 명예회복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