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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훈의 눈] 잉글랜드, 스웨덴의 '등 뒤'를 노렸다

    기사입력 2018-07-08 14:09:29

    ⓒAFPBBNews = News1


    우승후보로 인정받았다. 잉글랜드는 확실한 한 방이 있다.

    잉글랜드는 7일(한국시각)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 8강전에서 스웨덴에 2대0 완승을 거뒀다. '킥 앤 러쉬'로 일컫던 과거의 이미지는 탈피했다. 스리백부터 빌드업을 통해서 볼을 점유한다. 강력한 무기도 더해졌다. 그들은 수비의 '등 뒤'를 노린다. 박경훈 전주대 교수와 축구학과 분석팀은 잉글랜드가 승리한 두 가지 포인트를 꼽았다.

    스웨덴의 전진을 '통제'

    잉글랜드는 볼을 뺏기면 바로 그 자리에서 압박한다. 스웨덴이 역습할 틈을 주지 않았다. 양 쪽 윙백과 세 명의 미드필더(린가드, 헨더슨, 알리)가 모두 높은 위치에 포지셔닝한 덕분에 가능했다. 빠르고 많이 뛸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의 기동력을 한껏 활용했다.

    이때 잉글랜드는 미드필드와 수비라인의 간격이 벌어지는 단점이 뒤따른다. 그러나 스리백이 하프라인까지 전진하며 미드필드진과 간격을 유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공한 히트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맥과이어, 스톤스, 워커는 최종 수비라인임에도 하프라인 근처에 녹색이 묻어있다.

    스웨덴은 잉글랜드의 스리백이 전진하면, 수비 뒤 공간이 넓어진 단점 역시 무너뜨리지 못했다. 투톱이 일대일에서 밀린다. 맨체스터 시티 주전 풀백 워커는 빠른 스피드로 측면 공간을 커버하는데 능숙하다. 수비라인 사이로 침투하는 움직임도 막혔다. 스톤스는 맥과이어와 워커가 베리와 토이보넨을 견제하면, 근처 공간을 신속히 커버했다. 개인과 그룹 모두 잉글랜드가 압승.

    잉글랜드의 스리백은 포르스베리까지 교체시켰다. 트리피어와 워커의 협력수비에 자신의 장점인 전진 드리블을 시도할 기회조차 만들지 못 했다. 자신의 정면에 공간이 부족하면 연계 플레이가 단조로워지는 포르스베리를 정확히 분석한 형태였다. 포르스베리는 결국 후반 20분에 교체됐다.

    흐름은 득점이 바꿨다. 잉글랜드가 코너킥으로 전반 30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에서 첫 선제 실점한 스웨덴은 점점 라인을 올렸다. 뒤 공간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잉글랜드는 이 점을 이용했다. 스피드가 탁월한 스털링이 발이 느린 스웨덴 센터백 뒤 공간으로 침투하는 빈도를 늘렸다. 스털링의 슈팅은 번번이 실패했지만 과정은 훌륭했다.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만으로 스웨덴의 대형은 쉽게 전진하지 못 한다. 잉글랜드의 의도대로 스웨덴의 전진은 매번 통제됐다.

    세트피스

    세트피스는 볼이 정지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전술을 뜻한다. 프리킥과 코너킥, 페널티킥과 스로인까지 속한다. 세트피스는 공간과 사람을 분배한다. Zone(중요한 공간-포인트 선수)과 Semi Zone(중요한 공간&대인방어)과 Man to Man(일대일 대인방어)으로 나눠서 이루어진다.

    잉글랜드는 8강전 이전까지 9득점 중 7득점을 세트피스로 만들었다. 이번 경기도 맥과이어의 헤딩 결승골이 세트피스인 코너킥에서 이루어졌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농구(NBA)를 참고해 만들어낸 디테일한 코너킥 전술은 이렇다.

    ▲PTA(Prime Target Area) 부근에 6명의 선수를 배치한다. ▲선수를 두 그룹으로 나눈다. 그룹별로 선두의 등 뒤에 일자로 위치한다. ▲블록 역할의 3명과 헤딩 능력이 뛰어난 3명으로 나눈다. ▲블록은 핸더슨과 스털링, 알리가 그룹이다. 헤딩 타겟은 케인과 스톤스, 맥과이어가 그룹이다. ▲킥을 하는 순간 블록의 두 선수는 스웨덴 수비를 방해하며 골문으로 뛰어든다. ▲일자로 서있던 케인과 스톤스는 먼 쪽 골포스트로 돌아서 뛴다. 수비수가 유인된다. ▲맥과이어는 케인과 스톤스를 따라서 뛰어가는 페이크를 준 뒤, 다시 안으로 잘라서 뛴다. ▲수비수들은 헤딩 능력이 좋은 케인, 스톤스에게 집중했다. 맥과이어에게 기회가 왔다.

    득점에 성공했다. 맥과이어는 전담 수비수가 없는 자유로운 상태가 됐다. 정확한 러닝 점프로 스털링을 마킹하던 포르스베리의 등 뒤에서 껑충 뛰어 올랐다. 골키퍼의 머리 위로 헤딩 슈팅이 꽂혔다.

    스웨덴의 세트피스 시 몸의 방향(바디 세이프)이 아쉬웠다. 모두 상대를 정면으로 바라봤다. 골문을 등지면 자신의 등 뒤 공격수를 놓친다. 볼의 궤적을 확인 후 몸을 돌리는 과정을 거치고 움직여야 한다. 한 박자 늦을 수밖에 없다. 공격수를 마킹하며 몸을 45도 각도로 만들어야 한다. 볼과 선수를 동시에 대비해야 한다. 세트피스의 기본적인 수비 방법이다.

    '수비강국'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등 뒤'에 대한 약점을 역발상한 개념을 내놓기도 했다. '내 동료의 등 뒤를 분담한다'는 개념으로 수비 지역을 나누고 있다. 결국 스웨덴이 등 뒤를 내준 것은 월드컵 8강전 레벨에서 아쉬운 모습이다. 집중력이 떨어졌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잉글랜드의 공격진은 득점을 향해서 수비의 등 뒤로 잘 움직였다.

    세트피스에 강하다는 점은 대단한 무기다. FIFA 기술연구그룹(TSG)의 보고서에 의하면 세트피스는 전체 득점 패턴에서 가장 높은 비중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21.7%, 2014년 브라질월드컵 23.5%, 2018년 러시아월드컵은 38.5%를 기록 중이다.

    중심엔 세트피스 최다 득점 잉글랜드가 있다. 잉글랜드는 마침표로 결승행과 우승을 원한다. 오픈 플레이 과정도 누구나 인정할 만큼 달라졌다. 어떤 축구를 하고자 명확히 드러났다는 점이 중요하다. 축구종가의 52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향한 꿈이 다가온다.
    박경훈 교수, 전주대 축구학과 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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