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평창 단독인터뷰]'한국인 최초 동계올림픽 金리스트' 김기훈 강릉선수촌장 "후배들아, 4년간 흘린 땀으로 '최초'·'최고'가 돼라"

    기사입력 2018-02-06 21:04:59

    6일 오전 강원도 강릉 평창동계올림픽선수촌에서 김기훈 올림픽 선수촌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포즈를 취했다. 강릉=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최초', 언제 들어도 설레는 단어다. 의미가 가진 희소성은 그 사람을 설명하는 수식어로 평생 사용된다.

    역대 한국 동계올림픽 사상 최고·최다 기록은 많았지만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진 선수는 많지 않다. 그 중 한 명이 김기훈 강릉선수촌장(51)이다. 스포츠조선은 6일 강릉선수촌 촌장실에서 김 촌장을 만나 단독인터뷰를 가졌다.

    김 촌장은 현역시절 한국의 동계올림픽 출전 44년 만에 거둔 사상 첫 금메달이자 올림픽 쇼트트랙 최초의 금메달의 주인공이다. 쇼트트랙이 시범종목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2관왕(1000m, 5000m 계주)을 달성했다.

    또 그 해 미국 덴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싹쓸이 우승으로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500m, 1000m, 1500m, 3000m 계주, 개인종합까지 5관왕. 그 대회에 걸려 있던 금메달은 다 가져왔다. 전 종목에 걸쳐 예선부터 결선까지 모두 1등이었다. 500m와 1000m 각 4회, 1500m 3회, 3000m 계주 1회 등 총 12회 레이스를 전부 1위로 장식했다. 퍼펙트 우승은 국제빙상연맹(ISU)가 생긴 이래 처음이라 기네스북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김 촌장의 머릿 속에는 태극전사들이자 후배들 밖에 없었다. "미래의 선수들이 선배들의 기록들을 많이 경신하면서 그만큼 대한민국 스포츠의 위상이 올라가는 것이죠. 최초와 전관왕 타이틀은 내가 가지고 있으면 좋죠. 그러나 후배들이 내가 가지고 있는 기록을 넘어서서 더 나은 선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깨지지 않았으면…(웃음)."

    그러면서 김 촌장은 한국 선수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이미 올림픽이 시작이 됐다. 무엇보다도 경기가 임박해지면 선수들이 상당히 예민해진다.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푸근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게 주변 스태프와 자원봉사자들이 노력해줘야 한다.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얘기는 하나다. '자신이 지난 4년간 흘린 땀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맞춰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김 촌장은 7일부터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스케즐을 소화한다. 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각국 선수단이 속속 입촌하기 때문이다. 매일 2~3번씩 선수촌을 돌며 선수들이 최적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친 김 촌장은 강릉선수촌 깨알자랑을 했다. "숙박과 선수의 피부에 가장 와 닿는 음식 그리고 생활을 하면서 동선을 많이 신경 썼다. 강릉선수촌은 식당 동선, 외부 훈련 시 이동거리가 일직선으로 돼 있어 편하다. 자원봉사자들도 항상 선수들에게 밝게 대해준다. 몇몇 선수들을 만나봤는데 푸근해 하더라."

    한국 선수단, 특히 쇼트트랙 선수들에게 신경이 더 쓰이는 건 당연하다. 지난 5일 남녀 쇼트트랙대표팀이 입촌할 때는 웰컴센터까지 찾아가 환영인사를 나눈 김 촌장이다. "쇼트트랙 선수였기 때문에 쇼트트랙 선수들에게 좀 더 눈길이 가는 건 맞다. 인지상정인 것 같다. 그래도 되도록 이면 다른 종목, 선수촌에 입촌한 국가 선수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한 마디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어 "선수들의 훈련과 경기 동작을 보면 내가 직접 하고 있는 것처럼 근육들이 올라온다. 아무래도 운동 출신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선수들의 얼굴만 봐도 동질화되는 느낌이 온다."

    김 촌장의 목표는 하나였다. 큰 꿈은 일단 접어뒀다. 눈앞에 펼쳐진 현실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사람은 꿈이 있어야 에너지를 삼아 살아 갈 수 있다. 그러나 큰 꿈보다는 강릉선수촌장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촌장으로 임무를 잘 수행해서 대한민국 평창에서 치르는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강릉=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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