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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삼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정규리그 우승, 챔피언결정전 직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IBK기업은행 역시 이소영-김희진-이주아-황민경 등 국가대표 출신 스타플레이어들이 가득한 팀이다. 2025년 들어 이날 경기전까지 1승11패로 고전중이었지만, 여전히 코트 한켠의 원정팀 응원석을 꽉 채운 기업은행 팬들의 기세는 만만찮았다. 경기 내내 뜨거운 응원이 이어졌다.
그러나 매진을 이루면 6000명이 넘는 인천 삼산의 함성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압도적이었다. 김연경을 비롯한 흥국생명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할 때면, 체육관의 공기가 폭발하듯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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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1위가)확정되기 전까진 기존에 하던대로 경기를 준비하겠다. 스포츠에선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경기 후에도 "좋은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승점 3점을 딴데 만족한다"며 미소지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터키리그 페네르바체 사령탑으로 있을 당시 김연경과 한솥밥을 먹었다. 그 의리로 유럽 대신 한국에 온지 3시즌반이 지났다.
완벽하진 않지만, 적어도 블로킹 시스템에 관한한 그가 그리던 팀이 완성됐다. 아본단자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과거와는 다른 배구를 보여주고 있다. 배구의 비전을 이해하고, 또 많은 노력을 한 덕분"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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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시 시즌 도중 투트쿠의 부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고, 그 전에도 매시즌 부상 이슈가 있었다. 모두에게 그런 불행이 없길, 베스트 컨디션으로 챔프전에 임할 수 있길 기원한다."
컵대회 때만 해도 조별리그 탈락에 그쳤던 흥국생명이 완전히 달라진 계기 중 하나는 아시아쿼터 교체다. 컵대회가 끝나자마자 중국 출신 황루이레이 대신 뉴질랜드 출산 피치를 영입했고, 그 피치가 공격은 물론 블로킹에서도 리그 1위를 질주하는 등 팀의 보물로 거듭났다. 아본단자 감독은 "아마추어리그에서만 뛰어봐서 자기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모르는 것 같다"고 거듭 칭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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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이제 선수로 뛰는 김연경을 보는 건 V리그 남은 5경기, 그리고 플레이오프까지 포함해도 몇경기 남지 않았다. 이날 현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조만간 볼 수 없게 될 레전드의 모습을 빠짐없이 눈에 담았다.
다음날인 26일은 김연경의 생일이었다. 현장을 가득 채운 흥국생명 팬들은 승리 후 뜨거운 환호와 함께 즉석에서 김연경의 생일파티를 진행했다. 김연경 역시 경기에 앞서 팬들을 위한 커피차를 쏘며 화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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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관장이 GS칼텍스에게 패할 경우 흥국생명의 정규시즌 1위가 확정된다. 하지만 흥국생명 선수들이 다같이 이날 경기를 지켜보진 않을 예정.
김연경은 '생일 파티와 우승 확정 파티를 함께 치르겠나'라는 질문에 "우리가 정관장에 맞춰 일정을 짤순 없지 않나. 쉬는날 회사에서 부르면 기분이 좋겠나. 선수들이 알아서 각자 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답해 좌중을 웃겼다.
아본단자 감독은 "내일이 야키(김연경)의 생일인가? 몰랐다"며 당황하더니 "적당한 선물을 고민해보겠다"며 활짝 웃었다.
인천삼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