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 막내의 당돌한 클린치, 37세 베테랑도 '꼼짝 마' [화성 스케치]

정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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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21 12:22 | 최종수정 2025-02-21 13:30


18살 막내의 당돌한 클린치, 37세 베테랑도 '꼼짝 마' [화성 스케치…
배유나를 향한 물세례를 주도한 김다은이 마무리까지 확실하게 책임졌다.. 화성=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화성=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37세 베테랑 배유나가 18살 막내의 클린치에 꼼짝없이 당했다.

한국도로공사 배유나가 20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짜릿한 매치포인트 블로킹으로 3대0승리를 결정지었다.

경기 후 수훈선수에 선정된 배유나가 방송 인터뷰를 마치자 물병을 든 선수들이 배유나를 둘러쌌다. 배유나가 "얘들아 물은 아니야"라며 어린 선수들을 점잖게 타일렀지만 소용없었다.

올해 목포여상을 졸업한 18살 신인 김다은이 배유나의 허리를 두 팔로 감싼 후 재빠르게 등 뒤로 돌아가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퇴로가 막힌 배유나는 후배들의 물세례에 속절없이 흠뻑 젖고 말았다.


18살 막내의 당돌한 클린치, 37세 베테랑도 '꼼짝 마' [화성 스케치…
물에 흠뻑 젖은 배유나가 허리를 숙여 유니폼 속으로 들어간 물을 빼내고 있다.

18살 막내의 당돌한 클린치, 37세 베테랑도 '꼼짝 마' [화성 스케치…
'병 주고 약 주는' 노련미도 있었다. 아직 밖은 영하의 추운 날씨. 행여나 큰 언니가 감기라도 걸릴까봐 김다은은 큰 수건을 가져와 배유나의 몸을 감쌌다. 막내의 당돌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씨에 배유나도 울다가 웃었다.


이날 배유나는 블로킹 4개 포함 11점을 올리며 타나차(17점), 강소휘(15점), 니콜로바(15점)와 함께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3세트 25-24 상황에서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팀 승리를 지킨 장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18살 막내의 당돌한 클린치, 37세 베테랑도 '꼼짝 마' [화성 스케치…
알토란 같은 중앙 속공과 블로킹으로 팀 승리를 이끈 배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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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 25-24에서 매치포인트 블로킹을 성공시킨 배유나의 손을 잡은 강소휘가 감격스러워하고 있다.
이번 시즌 1라운드 1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한 김다은은 V리그 초대 영플레이어상 수상이 유력한 신인 세터다. 지난 12일에는 김운용 여성체육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8살 막내의 당돌한 클린치, 37세 베테랑도 '꼼짝 마' [화성 스케치…
신인 김다은을 주전 세터로 기용하는 결단을 내린 김종민 감독

18살 막내의 당돌한 클린치, 37세 베테랑도 '꼼짝 마' [화성 스케치…
강소휘는 "다은이는 신인인데도 주눅들지 않고 선배들을 이끈다"며 감탄했다.
데뷔 후 세 번째 경기부터 선발로 출전한 김다은은 이미 도로공사의 주전 세터로 자리 잡았다. 활달하고 담대한 성격으로 코트에서 선배들을 리드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 18세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베테랑 배유나와 신인 김다은의 활약과 나이 차를 뛰어 넘는 우정이 도로공사의 내년 시즌을 더 희망적으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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