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5연패 역사는 어렵지만, 챔프전 5연패 남았다…잔칫상 뒤엎은 "중요한 날"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5-02-19 14:15


통합 5연패 역사는 어렵지만, 챔프전 5연패 남았다…잔칫상 뒤엎은 "중요…
18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천안=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2.18/

통합 5연패 역사는 어렵지만, 챔프전 5연패 남았다…잔칫상 뒤엎은 "중요…
18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대한항공 정지석이 서브에이스를 성공한 후 환호하고 있다. 천안=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2.18/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중요한 날이었다."

V리그 최초 통합 4연패를 일궈낸 대한항공 점보스는 올 시즌 야심차게 '5연패'에 도전했다.

시즌 전 행운이 따랐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3.57%의 확률을 뚫고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었고, 폭발적인 공격이 장점인 요스바니를 뽑았다.

올시즌 대한항공도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4연패를 일궈내는 동안 주축으로 있던 고참 선수들은 하나 둘씩 몸 상태에 이상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야심차게 뽑은 요스바니는 2경기 출전 후 어? 부상으로 전반기에 나서지 못했다. 대체 선수로 온 막심이 그나마 역할을 해줬다고는 하지만 시즌 전 구상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사이 현대캐피탈이 치고 나왔다. 레오와 허수봉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공격이 풀어갔다. 특히 강한 서브를 앞세워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고, 높이 또한 좋아 높은 블로킹 벽을 세웠다.

올 시즌 대한항공은 4라운드까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18일 대한항공전을 앞두고 매직넘버 4를 남겨두고 있었다. 대한항공전을 잡는다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홈코트에서 '디펜딩챔피언'을 잡고 축포를 터트릴 수 있는 기회. 현대캐피탈로서는 최고의 잔치가 될 수 있었다.

사실상 정규리그 1위가 어려워진 대한항공이었지만, 마지막 자존심은 확실하게 지켰다. 그동안 기복이 있던 요스바니가 기대했던 괴력을 뽐내며 현대캐피탈 코트를 폭격했다. 무릎 부상으로 중간에 빠지기는 했지만, 한선수의 세트도 전성기를 떠오르게 할 정도로 날카로웠다.


통합 5연패 역사는 어렵지만, 챔프전 5연패 남았다…잔칫상 뒤엎은 "중요…
18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대한항공 요스바니가 득점을 성공한 후 환호하고 있다. 천안=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2.18/
눈앞에서 정규리그 1위를 내주는 일은 없었다. 3대1로 승리를 하면서 현대캐피탈의 홈축포를 막았다. 여전히 승점 4점이 남은 현대캐피탈은 2경기에서 승리를 잡아야 하는 입장이 됐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 전에 말했듯 전술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다. 수행하고 실행을 잘해야 한다고 했는데, 선수들이 경기력으로 보여줬던 거 같다. 노력한 부분 100%이상으로 임했다. 거기에 대한 결과였던 거 같다"라며 "수치는 분석을 해봐야 한다. 이겼던 세트에서 서브가 잘 들어갔다. 그게 이긴 비결인 거 같다.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요스바니와 정지석이 불타오른 거 같다"고 총평했다.

34득점 공격성공률 66.67%로 폭발력을 과시한 요스바니도 "이겨서 좋고, 더 좋은 경기력이 나와서 좋다.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반면, 한선수는 "이겨서 좋지만,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시즌 동안 잘할 수 있는 걸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통합 5연패 역사는 어렵지만, 챔프전 5연패 남았다…잔칫상 뒤엎은 "중요…
18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과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경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천안=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2.18/
대한항공으로서는 현대캐피탈은 반드시 이겨야하는 상대다. 통합 5연패는 어렵지만, 챔피언결정전 5연패의 불씨는 살아있다. 틸리카이넨 감독 또한 "지난 시즌에는 행운이 있었지만, 올 시즌은 힘들었던 시즌이 아닌가 싶다. 통합우승이 쉽지 않지만 목표는 마지막 경기에서의 우승이다. 모두가 내부적으로 원하고 있다. 선수들 역시 내면의 동기부여가 충만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현대캐피탈전 첫 승의 의미는 컸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중요한 날이었다. 어떤게 잘 됐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승리를 잡아서 플레이오프 준비를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현대캐피탈과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다. 큰 그림은 같다. 아마 작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천안=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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