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연승 최강팀의 빈틈을 찾은 국대 세터의 눈+과감한 역발상=경민대 기적[의정부 인터뷰]

권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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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06 13:07 | 최종수정 2025-02-06 13:40


16연승 최강팀의 빈틈을 찾은 국대 세터의 눈+과감한 역발상=경민대 기적…
KB손해보험 황택의가 서브를 넣고 있다. 사진제공=KOVO

16연승 최강팀의 빈틈을 찾은 국대 세터의 눈+과감한 역발상=경민대 기적…
KB손해보험 황택의가 박상하에게 토스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16연승 최강팀의 빈틈을 찾은 국대 세터의 눈+과감한 역발상=경민대 기적…
KB손해보험 황택의가 비예나에게 토스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의정부=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3대0의 완승이었다.

경기 전 KB손해보험이 파죽의 16연승을 달리던 현대캐피탈을 침몰시킬 거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KB손해보험은 거함 현대캐피탈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 격침시켰다.

KB손해보험이 1세트를 25-18로 이길 때까지만 해도 현대캐피탈이 연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몸이 경직됐으려니 했다. 몸이 풀리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KB손해보험 선수들은 여전히 펄펄 날았고, 현대캐피탈의 레오와 허수봉의 쌍포는 끝내 터지지 않았다.

KB손해보험의 외국인 선수 비예나는 무려 70.6%의 엄청난 공격 성공률을 보이며 양팀 최다인 26점을 터뜨리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여기에 아시아쿼터 야쿱이 10점, 나경복이 8점을 더해 현대캐피탈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KB손해보험 공격의 중심에는 세터 황택의가 있었다. 4라운드 땐 허리 통증으로 나서지 못했던 황택의는 이날은 비예나를 중심으로 한 적절한 공격 배분으로 현대캐피탈의 높은 블로킹을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했다.

황택의는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4라운드 때 관중석에서 맞대결을 보며 현대캐피탈의 약점을 캐치했다고 말했다. 황택의는 "4라운드 때 1대3으로 졌다. 그런데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그전엔 전체적으로 경기를 편하게 풀어가는 느낌이었는데 접전 경기를 많이 안 해봐서인지 그날은 좀 당황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그래서 우리가 같이 가거나 리드를 잡으면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다는 게 느껴져서 초반에 리드를 하면 분명 당황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상대 공격수들이 편하게 공을 때리지 못하게 조금이라도 힘이 들어갈 수 있게 우리가 뒤에서 수비 등 플레이를 끈질기게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들어갔는데 확실히 끈질기게 하다보니 상대가 당황하는 모습들이 나오더라. 그래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번엔 예전과 다른 공격 루트를 가져갔다고 했다. 보통은 상대의 낮은 블로킹을 쪽을 공략하는데 이날은 그 반대로 한 것. 황택의는 "그동안 상대 블로킹을 피하기 위해 낮은 쪽으로 공을 올렸다. 현대캐피탈은 사이드 쪽이 워낙 높으니까 (황)승빈이 형쪽으로 고집해서 플레이를 했는데 오늘은 그 반대로 했다"면서 "현대캐피탈도 미들블로커들이 승빈이 형이 앞에 있을 땐 커버를 많이 해주려고 하는 게 보여서 일부러 승빈이 형의 반대쪽으로 공을 줬다"라고 했다. 대부분의 팀들이 키가 작은 황승빈이 있는 쪽으로 공을 올려 공격하도록 하기 때문에 미들 블로커가 황승빈 옆에서 함께 떠주는 것을 이용해 그 반대쪽으로 공격을 하게 했다는 것.

이날 KB손해보험은 강한 서브로 현대캐피탈의 리시브를 무력화시키며 현대캐피탈이 생각한대로 공격을 펼치지 못하게 했다.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은 "KB손해보험의 서브가 좋아 리시브가 잘 안돼 속공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고 했었다. 황택의의 강한 스파이크 서브도 한몫했다. 황택의는 "최근엔 허리가 좋지 않아 스파이크 서브를 잘 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감독님께서 서브의 중요성을 말씀하셔서 강하게도 때리고 약하게도 때리면서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만약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과 만나게 된다면 이날의 승리가 분명 큰 자신감의 원천이 될 수 있는 부분.

황택의는 "현대캐피탈전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었는데 나중에 플레이오프에서 이겨 챔프전에 나간다면 오늘 1승이 그냥 1승이 아니고 큰 값어치가 있는 승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KB손해보험은 기존에 사용하던 의정부체육관의 안전문제로 인해 경민대 실내체육관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현대캐피탈마저 이기면서 경민대에서만 7승 무패를 기록 중이다. "사실 전날 연습하면 오히려 몸이 더 무거운 느낌"이라는 황택의는 "그래서 실제 경기 때는 몸이 더 가벼워지는 지도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의정부=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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