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의 '실바 교체' 촌극 → 명백한 실수지만 '승부조작 억까'는 선 넘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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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06 03:28 | 최종수정 2025-02-06 14:50


GS의 '실바 교체' 촌극 → 명백한 실수지만 '승부조작 억까'는 선 넘…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GS칼텍스 실바가 팀이 실점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장충체=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2.5/

GS의 '실바 교체' 촌극 → 명백한 실수지만 '승부조작 억까'는 선 넘…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GS칼텍스 실바가 공격하고 있다. 장충체=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2.5/

GS의 '실바 교체' 촌극 → 명백한 실수지만 '승부조작 억까'는 선 넘…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실바가 3세트 경기 막판 교체되어 벤치에 앉고 있다. 장충체=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2.5/

[장충=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가 선수교체 착오 속에 아쉽게 패했다.

후폭풍이 있었다. GS칼텍스 팬들이라면 속에서 천불이 날 만했다. 경기가 끝나고 GS칼텍스 홈페이지와 공식 SNS 및 유튜브는 항의성 댓글로 도배가 됐다. 감독이 일부러 지려고 저랬다는 등 '승부조작'을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이 줄을 이었다.

명백한 벤치 실수다. 그에 따라 책임을 질 일이다. 하지만 근거 없는 비판은 소모적이다. 상처만 남기는 사이버 폭력에 불과하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고개 숙여 공식 사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팬들이 자정이 넘도록 온라인에 가시 돋친 불만을 쏟아냈다.

GS칼텍스는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대3(31-33, 27-25, 24-26, 25-23, 12-15)으로 패했다. 3세트 23-16까지 앞선 상황을 뒤집힌 게 뼈아팠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교대 횟수를 착각해 외국인 에이스 지젤 실바가 승부처에서 구경만 했다. 코트로 들어가려는 실바를 이영택 감독이 붙잡고 말리는 장면까지 방송 카메라에 잡히며 오해가 커졌다.

이영택 감독은 3세트 24-21에서 실바 김지원을 불러들이고 안혜진 김주향을 투입했다. 실바의 체력 안배를 위한 판단이었다. 그런데 실바는 24-24 듀스로 따라잡힌 상황에서도 코트로 돌아오지 않았다. GS칼텍스는 3세트를 결국 내줬다. 실바를 앞세워 5세트까지 끌고가긴 했지만 끝내 졌다.

경기 후 이영택 감독은 "오늘은 저 때문에 졌다. 3세트에 선수교체 착오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교체가능 카드가 네 번 남았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 앞에 이주하 권민지 바꾼 것을 착오를 했다. 내 잘못이다"라고 거듭 자책했다. 4장 남았다고 생각했던 교체 카드는 실제로는 3장 뿐이었다.

그렇다면 납득이 간다. 이영택 감독은 네 번의 기회가 남았다고 착각해 2장을 썼다. 교체카드가 2장 더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남아 있던 교체 기회는 단 1장 뿐이었다.


여기서 또 다시 의문이 든다. 남은 한번의 기회에 다시 실바를 넣으면 되는 것 아닌가.


GS의 '실바 교체' 촌극 → 명백한 실수지만 '승부조작 억까'는 선 넘…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5세트 혈투 끝에 패한 GS칼텍스 이영택 감독과 실바 등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장충체=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2.5/

GS의 '실바 교체' 촌극 → 명백한 실수지만 '승부조작 억까'는 선 넘…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3세트를 내 준 GS칼텍스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장충체=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2.5/

GS의 '실바 교체' 촌극 → 명백한 실수지만 '승부조작 억까'는 선 넘…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실바가 3세트 경기 막판 교체되어 벤치에 앉아 있다. 장충체=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2.5/
여기서부터는 전술적 판단의 영역이다.

실바가 들어가려면 세터 안혜진이 나와야 했다. 1점을 내기 위해 세터 없이 플레이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이에 대해서 이영택 감독은 "전위였다면 그렇게 했을텐데 실바가 후위여서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은 다 내 실수고 잘못"이라고 해명했다.

물론 이 또한 결과론이다. 세터까지 빼면서 실바를 넣었는데 졌다면 이 또한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반대로 세터까지 빼면서 실바에 의존해 기어코 1점을 냈다면 '몰빵 배구'만 한다는 소리가 나왔을 것이다. 애초에 국내 선수들이 1점만 뽑아줬다면 이렇게 시끄러워질 일도 아니었다.

또 굳이 따지자면 이영택 감독은 "교체가 네 번 남았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그대로 해석하면 자신이 직접 카운트를 세지 않았다고 추측 가능하다. 이영택 감독은 그걸 체크해주는 사람이 틀리게 알려줬다는 변명을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이영택 감독은 "모든 질책은 제가 받겠다. 엄연히 미스고 선수들에게도 경기 끝나고도 사과했다"며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장충=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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