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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우승 경쟁에서 사실상 멀어졌다. 외국인이 빠진 한국전력에 진땀을 빼며 승점 2점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대한항공 선수들도 현대캐피탈의 우승을 사실상 인정하는 분위기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결국 이기는 방법을 찾아서 승리하긴 했지만 훌륭한 배구는 아니었다"고 곱씹었다. 대한항공은 3세트 듀스까지 끌고가서 외국인선수 요스바니에게 공격을 몰아줬지만 범실로 무너졌다. 벼랑 끝에 몰린 4세트가 돼서야 비로소 전력의 우위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사이드아웃 쪽 공격을 잘 풀어내야 한다. 전과 다르게 약해졌다는 느낌이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여기에서 말씀을 드리기는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결국 감독 탓이라고 자책했다. 그는 "내 책임이다. 팀이 이기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선수들은 당연히 플레이에 집중할 뿐이다. 이것이 감독의 숙명이 아닐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날 혼자 31점을 책임진 요스바니도 문제점을 공감했다. 요스바니는 "출발이 느슨한게 아닌가 싶다. 처음부터 강하게 나아가야 한다. 1세트 2세트 잡히고 뒤늦게 정신무장을 하다보니까 그런 것 같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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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세터와 호흡도 완벽하지 않다. 요스바니는 "리듬이 불완전한 게 사실이다. 잘 맞춰야 한다. 그게 우리 역할이다. 또 그렇게 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한다. 잘 맞는 날이 올 것이다"
요스바니는 선수들인 자신들도 불만족스러운데 감독은 오죽하겠느냐며 현실을 직시했다. 그는 "감독님이 아쉬워하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도 코트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선수인 우리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현대캐피탈 추격이 어려워진 판세도 인정했다. 요스바니는 "일단 정규시즌을 좋은 분위기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챔피언결정전을 보고 있다. 좋은 분위기인 상태로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 가야 한다. 그러려면 대화하고 소통하고 끈끈하게 단단해져야 좋은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런 흐름으로 정규리그를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점을 기록한 이준 역시 "현대캐피탈을 잡으면 좋겠지만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연습하는 플레이가 코트에서 나오도록 하는 것이 먼저다. 부상 없이 모두 다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