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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준비 안하는데?"…팀을 바꿨다던 세터의 한 마디, '놀라운 4년 차' 폭풍 감동한 이유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5-02-04 09:15


"마음의 준비 안하는데?"…팀을 바꿨다던 세터의 한 마디, '놀라운 4년…
흥국생명 정윤주(왼쪽)와 이고은. 인천=이종서 기자

"마음의 준비 안하는데?"…팀을 바꿨다던 세터의 한 마디, '놀라운 4년…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열린 V리그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 흥국생명 정윤주가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2.02/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제가 생각했을 때는 항상 뛰어다니는 거 같아서…."

정윤주(22·흥국생명)는 올 시즌 '김연경의 파트너'로 눈부신 성장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득점 11위(298점), 공격성공률 9위(37.22%), 서브 7위(0.270), 후위공격 6위(37.65%), 퀵오픈 8위(41.31%) 등 공격 지표 곳곳에 이름을 올렸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한국어로 '천천히, 천천히'를 강조하며 정윤주의 성장을 설명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정윤주는 올 시즌 모든 면에서 놀라웠을 것"이라며 "어리고 경험이 없는 선수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천천히 천천히' 잘 되고 있다. 잘 되는 날도 있고, 안 되는 날도 있지만 성장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정윤주는 "누구나 성장을 빨리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천천히 내공을 쌓으면서 단단해지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트에 나오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성장에 대한 욕심을 억누르기가 마냥 쉽지는 않다. '천천히'라는 말로 책임감이 줄어든 건 아니다. 공격에서는 더할 나위없는 활약을 하고 있지만, 수비가 아쉽다는 평가가 종종 나왔다. 실수가 나오면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마음고생이 이어지곤 했다.


"마음의 준비 안하는데?"…팀을 바꿨다던 세터의 한 마디, '놀라운 4년…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열린 V리그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 흥국생명 정윤주가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2.02/

"마음의 준비 안하는데?"…팀을 바꿨다던 세터의 한 마디, '놀라운 4년…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열린 V리그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2.02/
'주전 세터' 이고은의 한 마디는 정윤주의 무거운 짐을 덜어줬다.

이고은은 올 시즌 흥국생명으로 이적해 선두 질주를 이끄는 '야전 사령관'으로 활약하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팀의 모든 걸 바꿔준 선수다. 지난 시즌에도 이런 배구를 하고 싶었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4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이 나오는데 이는 세터의 역량"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팀원 전원을 활용하고 있는 운영을 하는 만큼 계산한대로 경기가 풀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리시브가 필수다.


이고은은 정윤주의 성장세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성장하고 있는 게 느껴진다. 공격력 면에서는 뛰어난 선수라 믿고 올릴 수 있다"라며 "리시브 부분에서도 예전보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윤주의 리시브 이야기에 "특별히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는다. 다만, 힘이 좋아서 가끔 밀릴 때는 있다"고 웃었다.


"마음의 준비 안하는데?"…팀을 바꿨다던 세터의 한 마디, '놀라운 4년…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열린 V리그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1세트를 따낸 뒤 환호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2.02/
이고은의 답에 정윤주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 정윤주는 "내가 생각했을 때에는 (이고은) 언니가 내가 리시브를 하면 많이 뛰어다니는 거 같아서 미안했다. 그런데 이렇게 뛰어다닌다고 생각을 안한다고 해주시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윤주는 "옆에서 언니들이 '괜찮다, 잘하고 있다'는 말을 하면서 많이 도와주고 있다. 그 덕분에 잘 풀리고 있는 거 같다. 잘 되면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셔서 보완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성장을 다짐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마음의 준비 안하는데?"…팀을 바꿨다던 세터의 한 마디, '놀라운 4년…
사진제공=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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