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욕 늘었어요" 공격도 친화력도 1위…이란에서 온 특급 외국인, 우리카드 봄배구 이끈다

김민경 기자

기사입력 2025-01-19 08:41


"한국어 욕 늘었어요" 공격도 친화력도 1위…이란에서 온 특급 외국인, …
1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배구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삼성화재의 경기. 동료들 위치를 조정해주는 우리카드 알리. 장충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1.18/

[장충=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한국어로 평소에 대화하는데, 욕이 늘었어요. 내가 서브 에이스를 하면 옆에 와서 한국어로 욕을 한다니까요(웃음)."

우리카드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 알리는 동료 김지한의 솔직한 발언에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했다. 김지한이 알리가 코트에서 조금은 과격한 파이팅을 하면서 했던 욕을 취재진 앞에서 그대로 말하자 알리는 한국어로 "아 제발"이라고 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자 김지한은 "알리가 욕이 늘었다. (이)상현이의 비중이 가장 큰 것 같다. 새로운 욕을 하나씩 배워 오면 꼭 (범인이) 상현이더라"고 귀띔해 한번 더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알리는 1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4라운드 경기에서 27득점, 공격 성공률 64.86%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니콜리치가 부상에서 돌아오긴 했지만, 거의 웜업존을 지킬 정도로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 그러나 니콜리치 생각이 전혀 들지 않도록 알리가 중심을 잘 잡아줬고, 김지한이 21득점을 기록하며 부담을 나눴다. 우리카드는 세트스코어 3대1(27-25, 25-22, 28-30, 25-17)로 승리하며 4위를 지키는 값진 승점 3점을 확보했다.

알리는 빼어난 공격력을 자랑한다. 알리는 19일 현재 공격성공률 57.2%로 공격종합 1위에 올라 있다. 알리는 후위 공격 부문에서도 1위에 올라 있고, 득점 6위, 서브 8위를 기록하고 있다. 덕분에 외국인 에이스 니콜리치가 복근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우리카드는 흔들리지 않고 4위를 유지하고 있다.

공격력만큼 돋보이는 것은 알리의 친화력이었다. 인터뷰실에 먼저 도착해 앉아 있던 김지한과 세터 한태준이 뒤늦게 합류한 알리에게 "알리 빨리빨리"라고 타박하자 알리는 해맑게 미소 지으며 "미안합니다"라고 답해 모두를 웃게 했다.


"한국어 욕 늘었어요" 공격도 친화력도 1위…이란에서 온 특급 외국인, …
1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배구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삼성화재의 경기. 득점을 올린 알리와 함께 기뻐하는 우리카드 선수들. 장충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1.18/

"한국어 욕 늘었어요" 공격도 친화력도 1위…이란에서 온 특급 외국인, …
1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배구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삼성화재의 경기. 1세트를 역전으로 따낸 후 환호하는 우리카드 알리. 장충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1.18/
김지한은 올 시즌 함께한 동료 알리는 어떤지 묻자 "딱히 부족한 것 없이 고루고루 잘한다.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다. 정말 점점 더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선수"라고 엄지를 들었다.

한태준은 "알리는 코트에 들어가면 순한 성격에서 파이터 기질이 생겨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내년에도 꼭 같이 하고 싶은 선수"라고 동료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남겼다.


알리는 "나도 이 팀에 있는 게 정말 행복하다. 모든 선수들이 다 인간적으로 좋다. 항상 여기 있고 싶다. 우리카드 말고 다른 팀이 나를 원해도 우리카드 선수로 남고 싶다.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어서 지켜봐야 하겠지만, 한국에 남는다면 무조건 우리카드에서 뛰고 싶다"고 두 동료에게 화답했다.

이란 출신인 알리는 페르시아어를 쓴다. 페르시아어는 한국 선수들에게 낯선 언어다. 알리는 그래서 동료들과 친해지기 위해 더더욱 적극적으로 한국어를 배웠다. 아주 간단한 단어로는 소통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금은 영어를 더 많이 섞어 쓰는 게 사실이다.

알리는 "내가 한국어로 이야기하다가 실수하면 그것도 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최대한 영어로 하려고 한다. 아니면 한국어나 다른 방법을 찾는다"고 했다.

당분간 알리는 니콜리치를 대신해 공격을 이끄는 데 집중하려 한다. 당연히 지금은 우리카드 동료들과 함께 봄배구를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알리는 "공격 점유율에 압박을 받기보다는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팀을 많이 도울 수 있고, 다른 선수들도 항상 나를 도우려 노력한다. 그래서 토스를 많이 받아도 점수를 내는 것이다. 많이 공을 올려주는 것에 감사하고 나도 도울 수 있어 감사하다. 배구는 6명이 하는 것이지 혼자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동료들과 함께 앞으로 더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어 욕 늘었어요" 공격도 친화력도 1위…이란에서 온 특급 외국인, …
1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배구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삼성화재의 경기. 우리카드 알리가 삼성화재 블로킹을 앞에 두고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장충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1.18/

장충=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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