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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36득점에 공격 성공률 50%. 김연경이 또한번 흥국생명의 멱살을 잡고 승리를 안겼다.
문제는 흥국생명 윌로우가 맞불을 놓지 못했다는 것. 윌로우는 아베크롬비(73회)와 비슷한 공격 횟수(72회)를 기록하며 28득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 38.9%에 그쳤다. 파이팅 넘치는 세리머니와 에너지는 좋았지만, 존재감의 차이는 현격히 컸다. 승리를 가져온 주인공은 공격 횟수 62회의 김연경이었다.
경기 후 만난 김연경에게 환희는 없었다. 그는 "1세트의 흐름이 이어지지 못했다. 매세트 힘들었다"면서 "오늘 목표는 승점 3점이었는데, 목표는 달성했지만 짚고 넘어가야할 경기"라고 냉정하게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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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올시즌 130세트를 소화하며 1447회 공격을 시도했다. 작년(129세트)은 물론 2005~2006시즌 데뷔 이후 체력적인 부담이 가장 큰 시즌이다. 부키리치(1930회) 실바(1856회) 아베크롬비(1853회) 모마 야스민(1566회) 등 외국인 선수들과 어깨를 겨루는 상황..
압도적으로 이기는 경기가 많지 않아 좀처럼 휴식을 주기도 어렵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도 "쉬게 해주고 싶은데 방법이 없다"며 혀를 찼다. 그러면서 "(외국인선수가)FA가 아니다보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트라이아웃 제도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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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이미 130세트를 뛰었다'는 말에 "감독님은 제 나이를 잘 모르시는 것 같다. 36세면 적지 않은 나이인데"라며 웃었다.
4세트에는 서브와 블로킹을 합쳐 24구에 달했던 메가 랠리를 기어코 자기 손으로 마무리짓기도 했다. 김연경은 "나한테 그만 좀 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고개를 흔든 뒤 "확실히 요즘 집중력이 올라갔다. 긴박한 상황을 조금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며 웃었다. 이어 "잘 자고 잘 먹고, 웨이트나 보강 훈련도 꾸준히 한다. 좋은 트레이너 분들 덕분에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윌로우 역시 "압박감을 느낀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너무 잘한다"면서도 "팀에 에너지를 최대한 많이 주려고 한다. 또 공격을 성공했을 땐 세리머니도 하고, 연경 언니를 쳐다보며 최대한 그 순간을 즐기고 싶다. 즐기지 못하면 아쉬우니까"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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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 결정이 나길 바랐는데 쉽지 않다. (양)효진이한테 '너희가 우승할 것 같다'고 하면, 효진이도 '흥국이 할 것 같다'고 한다. 둘다 속으로는 '우리가 해야지!'하고 끓고 있다. 그전에 페퍼저축은행전을 우선 이겨야한다. 그리고 현대건설전은 수원 원정이다. 형광색 코트를 우리 팬들이 핑크색으로 물들여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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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