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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이나 우승 메달을 다시 넣었다…이제 누가 이겨도 전설이다[현장 리포트]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4-04 23:14 | 최종수정 2023-04-05 07:30


두번이나 우승 메달을 다시 넣었다…이제 누가 이겨도 전설이다[현장 리포트…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경기가 4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경기에서 승리한 도로공사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김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4.04/

[김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벌써 두번째다. KOVO 관계자들은 경기장 출입구 바깥에 펼쳐놓고 준비했던 우승 트로피와 우승 메달들을 다시 상자에 집어 넣었다. 이제 누가 우승해도 전설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4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한국도로공사가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대1(22-25, 25-21, 25-22, 25-23)로 꺾었다. 1,2차전을 내줬던 도로공사는 3차전에 이어 4차전도 잡는 괴력을 발휘했다.

말 그대로 이미 이변이다. 역대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2연패를 먼저 당했던 팀이 2연승을 거뒀던 사례가 없다. 도로공사가 최초다. 2일과 4일 김천에서 열린 3,4차전에서는 시상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2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이 우승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트로피를 수여할 조원태 KOVO 총재가 김천 현장을 찾아 경기를 지켜봤고, 관계자들도 분주하게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도로공사가 3차전과 4차전 2경기 연속 기적을 만들어내면서 시상식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제 승부는 5차전 끝장으로 흘러간다. 지금까지는 흥국생명의 우승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이제는 동률이다. 도로공사의 우승 가능성이 50%에 가까워진 셈이나 마찬가지다.

누가 이겨도 전설이 된다. 흥국생명은 역대 단 한번도 실패가 없었던 챔피언결정전 2승 선점 팀의 100% 우승 확률에 도전한다. 여자부 역사상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 연속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100%(5번 중 5번)다. 흥국생명이 우승을 하게 되면 2018~2019시즌 우승 이후 4년만이자, 김연경의 V리그 복귀 후 첫 우승이라는 감격적인 순간을 맞게 된다.

반면 도로공사가 우승을 하면 역사상 최초의 주인공이다. 1,2차전 연속 승리팀의 우승 확률 100%가 보여주듯이 챔피언결정전 '리버스 스윕'은 단 한번도 없었다. 1,2차전 패배 후 3,4차전 연속 승리팀도 도로공사가 최초다.

도로공사는 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온만큼 체력적인 열세다. 최근 주축 선수들이 감기로 몸이 안좋기도 했고, 하루 걸러 하루씩 경기를 치르다보니 매우 지쳐있다. 박정아는 "너무 힘든건 사실이다. 4차전도 2세트까지는 정신이 있었는데 3세트부터는 정신이 없었다. 다리가 풀리기도 했다"면서도 "그래도 나만 힘든게 아니라 우리 팀 선수들도 힘들고, 흥국생명 선수들도 힘들다. 힘든건 핑계가 될 수 없다"고 각오를 다잡았다.

4차전 결승점의 주인공인 캣벨 역시 "사실은 손가락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고, 등도 아프다"며 웃었다. 상대팀 흥국생명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있고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선수들도 있다. 이제는 정신력 싸움이 된 것이다.


도로공사는 김천의 홈 이점을 잘 활용했다. 홈팬들의 응원과 익숙한 분위기 속에서 집중력있는 경기를 보여줬다. 5차전이 열리는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은 흥국생명의 홈이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압도적인 관중 동원력과 흥행력을 자랑했다. 도로공사 선수들도 그부분을 가장 부담스러워한다. 반대로 흥국생명에게는 최고의 이점이 될 수 있다. 두 팀의 5차전은 오는 6일 오후 7시에 펼쳐진다. 올 시즌 V리그 마지막 경기다.


김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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