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박)철우한테는 미안한게…."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은 3대1로 제압하면서 4위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 9연패까지 빠지면서 하위권으로 쳐졌지만, 이제 당당하게 봄배구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경기를 마친 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승리 소감을 전하던 중 "박철우에게는 미안하다"고 운을 ?I다.
20년 차를 향해가는 선수에게 포지션 변경을 요청하기는 감독도 쉽지 않았다. 권 감독은 "삼성화재에 있을 때 간혹 들어가기는 했지만, 꾸준하게 아포짓으로 뛰었던 선수다. 시즌 끝나고 할까 했는데 철우가 팀을 위해서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고마워했다.
첫 경기에서는 어느정도 합격점을 받았다. 권 감독은 "속공 연습은 많이 해야할 거 같다"고 웃으면서도 "블로킹을 따라가는 건 나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최고참의 '희생'에 팀 동료도 고마움을 전했다. 서재덕은 "철우 형의 미들블로커 이동은 우리에게도 도움이 된다. 타이스가 리시브가 안 될 때 내가 리시브를 하면 아포짓 공격이 없다. 철우 형이 라이트 공격까지 하면 양쪽 포를 살릴 수 있어 전략에 도움이 된다. 감독님께서도 그런 생각을 했고, 우리에게는 플러스다"고 말했다.
서재덕은 이어 "미들블로커로 들어가면서 자괴감이 들 수도 있지만, 선배로서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하는 모습에 우리도 최선을 다하게 된다. 철우 형에게 고맙다. 그런 부분이 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하나 하나 빈 구멍을 채우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거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수원=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