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프로스포츠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배구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김해란과 김연경조차 황당함과 속상함,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김연경은 연초 장염을 앓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는 "오늘 경기도 뛸까 말까 했는데, 이슈가 이슈인 만큼 내가 안뛰면 많은 이야기가 나오니까(출전했다)"라고 했다.
지난달 29일 현대건설전 승리 이후 팀 분위기는 최고였다고. 김해란은 "하고자 하는 마음이 서로 같았다"고 했다. 김연경은 "새해 휴식도 잘 취하고, 이제 시합이다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그 얘기(권순찬 감독 경질)를 들었다"며 당시의 속내를 되새겼다. 김연경은 권 감독과 그날 당일 연락을 취했지만, 시간이 없어 깊은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다고.
|
선수들의 이야기는 전혀 달랐다. 김연경은 "회사가 뭐라고 얘기하는지 모르겠지만, 경질 사유가 '로테이션 문제'라면 더 납득이 안된다. 지금 그 포메이션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올시즌 4패밖에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감독의 경질 사유, 이후 선수단의 대처(보이콧 논의) 등에 대해서는 "기사에 난 그대로"라고 거듭 답했다. 김연경은 "다음 감독님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나. 회사 말 잘 듣는 분이 온다는 건데, 누굴 위한 경질인가.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 싶다"고 했다.
전 단장의 '선수 기용' 개입에 대해 김해란은 "선수들도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마음상한 선수들이 있고, 저 또한 그랬다. 감독님께 직접 말씀드린 적도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타 팀 감독들이 말한)무시당하는 느낌, 그 말에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
이날 삼선체육관에는 3411명의 팬들이 찾았다. 홈팬들은 '팬들은 선수들을 지지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선수들의 '행복배구'를 기원했다. 김연경도 팬들의 성원에 감사를 표했다.
"오늘 끝까지 힘내서 뛸 수 있었던 건 팬들의 응원 덕분이다. 항상 감사드린다. 앞으로 우리 팀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팬들이 우리를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