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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결승 진출이 눈앞이었다. 2년전엔 하지 못했던 컵대회 우승을 통해 김연경의 복귀를 화려하게 알릴 수 있었다.
흥국생명의 입장은 달랐다. '김연경의 귀환'보다는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들의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순천-도드람컵 준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0대3으로 완패했다.
이날 김연경, 김미연, 김해란 등 흥국생명의 주축 선수들은 재킷을 걸친 채 웜업존에 머물렀다. 주전 세터 김다솔도 1세트에만 출전했고, 앞서 2경기를 책임졌던 세터 박혜진은 아예 나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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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가 열린 순천 팔마체육관은 사실상 흥국생명의 홈코트를 방불케 했다. 관객석의 4분의3 가량을 흥국생명을 응원하는 팬들이 채웠다.
차라리 정규시즌이라면 이해할만했다. 하지만 컵대회는 매년 배구시즌의 시작을 알리며 열기를 끌어올리는 이벤트다. 배구 저변 확대를 위해 연고 구단도 없는 순천에서 치러진 대회다.
코트 사이드의 양팀 열혈 팬들은 유망주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환호를 쏟아냈다. 반면 중앙 쪽 좌석의 열기는 세트가 거듭될수록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들은 배구 선수 그 이상, '수퍼스타' 김연경을 보기 위해 찾아온 팬들이었다.
김연경이 1세트 초반이라도, 경기 막판이라도 잠시 코트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못내 아쉬움이 남는 선택이었다.
순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