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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코멘트]문제팀 맡아 첫 승 김호철 감독 "첫승이 이렇게 힘드나. 무게감 느꼈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01-15 19:22


15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가 열렸다. IBK기업은행이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3대 2로 승리했다. 선수들과 함께 환호하는 김호철 감독.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1.15/

[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감독이지만 생소한 여자부에 처음와서 연패에 빠졌다. 끝날줄 모르던 연패는 어느덧 6연패가 됐고, 팀은 8연패까지 왔다. 조금씩 좋아지는 상황이었지만 승리는 쉽지 않았다. 그리고 감격의 첫 승이 찾아왔다.

IBK기업은행이 흥국생명을 꺾고 천신만고 끝에 8연패를 벗어났다. 김호철 감독은 부임후 6연패 끝에 첫 승. 15일 열린 흥국생명전서 3대2의 승리를 거뒀다. 1세트를 내주고 2,3세트를 이겨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4세트를 져 승부를 알 수 없었지만 5세트 위기를 잘 극복하면서 15대12로 끝내고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나보다 선수들이 더 기다리지 않았나 싶다. 선수들이 굉장히 열심히 하면서 고심도 하고 이겨보려고 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것이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첫 승리 했는데.

힘드네요. 나보다도 선수들이 더 기다리지 않았나 싶다. 특히 이번 일로 인해서 선수들이 심적 부담이 컸는데 경기를 하면서 표정도 좋아지고 조금씩 변해갔다. 단지 이긴다는게 힘들었던 것 같다. 선수들이 굉장히 열심히 하면서 고심도 하고 이겨보려고 했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것이 승리가 된 것 같다.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장면이 있다면.

스타트는 별로 안좋았다. 몸이 무거웠다. 너무 부담이 있나 싶었다. "연습한대로 편안하게 하자", "실력을 인정하게 되면 스스로 좋은 플레이가 나올 것"이라고 했는데, 선수들이 풀어가면서 잘된 것 같다.

-외국인 선수가 잘되면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했는데..


산타나가 세트마다 들쭉 날쭉하는 모습었다. 오늘은 1,2세트만 뛰게 하려고 했는데 하다보니 욕심이 생겨서 끝까지 넣었다. 역시나 4,5세트에서 체력적으로 힘들면서 성공률이 떨어지더라. 체력이나 볼 만지는 것을 좀 더 해야할 것 같다.

-오늘 산타나의 어떤 점이 좋았나.

산타나가 빠르고 파워가 았는 선수다. 높이는 아직 안되니까 그것을 못살리면 안된다. 하경이가 토스가 가끔 느려지면서 산타나가 움찔움찔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거 빼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경기 중 양복 상으를 벗는 모습이 나왔는데.

2,3세트 이겨놓고 4세트 시작하면서 엉거주춤하는 예전 모습이 나오며 범실이 나왔다. 정신줄을 놓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집중하고자 양복을 벗었다. 그래도 선수들이 끝까지 잘했다.

-앞으로도 양복을 벗을 계획인지.

내가 옷을 벗는 것을 언론에서 너무 기대하시는 것 같아서….(웃음) 벗고 안벗고를 떠나서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키워줄 수 있게 밖에서 하는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여자부이긴 하지만 7년만에 정규리그에서 승리했는데.

진짜 끝나고 나니 1승이 이렇게 힘드나 생각이 들었다. 남자부이긴 했지만 예전엔 지는게 힘들었는데 여자팀에 와서 1승이 이렇게 힘드나 하는 무게감이라 할까…. 가슴에 느끼는게 잘했다 보다는 이렇게 힘들구나 무게감을 느꼈다.

-다음에 처음으로 김형실 감독의 페퍼저축은행과 만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저보다 더 힘들어 하시는 분이 김형실 감독님이 아닐까. 너무 연패가 길어지면 선수들도 감독도 힘들다. 나도 연패를 해보니까 연습할 때도 착잡하고 그렇더라. 배구 발전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

-광주에서 열리는데.

내일 오후 출발하는데 오늘 5세트를 했기 때문에 힘들지 않을까 한다. 경기 초반에 안뛰었던 선수들을 넣어서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생각 중이다. 광주에 도착해서 컨디션 체크를 한 뒤 결정하겠다.

-오늘 선수들을 평가한다면.

내가 욕심이 많다. 선수들에게 칭찬을 잘 안하는데…. 오늘은 (표)승주와 (김)수지가 가운데와 레프트에서 고군 분투를 했다. (김)희진이는 몸이 좀 떨어졌는데 조금만 힘을 내줬다면 5세트 안갔을 거라는 생각도 해봤다. 희진이가 볼을 많이 때리고 연습때도 하는게 많아서 지칠 때도 됐다. 내 욕심이다. 희진이를 4세트에서 뺄까도 생각했는데 빼면 선수가 주춤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결과적으론 안뺀 게 잘한 거 같다.

-세터인 김하경이 경기 끝나고 울던데.

많이 울어야 한다. 잘 할 수 있는데 스스로 무너지는 것이 있다. 그것은 감독이 해줄 수 있는게 아니다.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옆에서 도와줄 뿐이다. 오늘로 하경이가 마음의 짐을 덜고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를 한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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