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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합체' 흥국생명은 싱글벙글, 현대건설은 보강 고민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04-15 09:34


쌍둥이 자매 이다영(왼쪽)과 이재영.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쌍둥이' 이다영, 이재영이 드디어 한 팀에서 만났다. 구단들은 각기 정반대 상황에 놓이게 됐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14일 FA(자유계약선수) 이다영 영입과 이재영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흥국생명의 '에이스'인 이재영은 총액 6억원(샐러리 4억, 인센티브 2억)에 계약했고, 지난 10일 FA 선수로 시장에 나온 이다영은 총액 4억원(샐러리 3억, 인센티브 1억)에 사인을 마쳤다.

쌍둥이 자매의 프로 진출 후 첫 '한솥밥'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이재영이 2014~2015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했고, 이다영은 같은 해 1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지명을 받으면서 서로 다른 팀에서 뛰어왔다. 소속팀은 달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히 성장했고, 이재영은 국내 최고 레프트로 자리를 잡았으며 이다영은 주전 세터로 기대치를 키웠다. 최근에는 대표팀에서 함께 뛰면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흥국생명 입장에서는 비시즌 최고의 성과다. 현재 전력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이재영과의 잔류 계약에 성공했고, 동시에 주전 세터 보강까지 해냈다. 특히 이다영과 이재영은 자매일 뿐 아니라 아마추어 시절부터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온 최고의 동료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 대한 기대가 크다. 흥국생명은 영입 후 "승부처에서의 해결사와 무게 중심을 잡아 줄 선수가 동시에 필요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또 마케팅, 홍보 효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재영과 이다영 둘 다 국가대표로 자리매김 하면서 '스타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이제는 한 팀에서 뛰기 때문에 팬들의 관심이 더 쏠릴 수밖에 없다. 팬들을 배구장으로 불러모으는 흥행카드가 된 셈이다. 흥국생명의 계약 뒤에는 여러 가지 시너지에 대한 고려도 숨어 있었다.

반면 이다영의 친정팀인 현대건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규 시즌을 1위로 마친 후, 현대건설의 최우선 목표는 내부 FA 잔류였다. 현대건설은 이다영과 황민경, 김연견까지 3명의 주전 선수들이 동시에 FA 자격을 얻었다. 이도희 감독도 "외부 영입을 욕심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우리 선수들을 잘 지켜야 한다. 세명 다 필요한 선수들"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결국 이다영이 타팀으로 이적하면서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오랜 시간 공들인 주전 세터가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다영의 이적 이후 흥국생명에서 FA 시장에 나온 세터 조송화가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조송화 역시 IBK기업은행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이다영의 이적 보상으로 지난 시즌 연봉(1억8000만원)의 200%와 보호 선수 6인 외 1명 지명 혹은 연봉의 300%를 받는 방법 중 선택할 수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당장의 전력 공백을 채우기는 쉽지 않지만,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상황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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