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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무단이탈' 전력있는 구본승의 개인일탈, 한전 '임의탈퇴'는 없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0-02-02 16:01


'2019-2020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5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한국전력 구본승.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19.12.05/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구본승(22)은 2019~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1순위로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다. 1라운드에 뽑혔어도 무방했던 기량을 가진 선수였다. 하지만 문제가 됐던 건 정신력이었다. 대학배구의 한 관계자는 "구본승이 경희대 재학 당시에도 '무단이탈'을 두 차례 정도 했었다"며 "운동할 때는 열정적이다. 그러나 스트레스로 인해 올라온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일반인들은 열정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전문가들이 봤을 때는 팀에 기강을 무너뜨리는 모습으로 보였다. 그래서 3라운드까지 밀려 뽑혔다"고 귀띔했다.

올 시즌 V리그 남자부 신인왕으로 유력했던 구본승이 팀을 떠났다. 지난해 10월 한국전력 입단 이후 4~5차례 "배구를 그만두고 싶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한다. 코칭스태프와 구단 프런트는 계속해서 선수를 만류했다. 그 과정에서 선수의 불성실한 훈련태도로 인해 코칭스태프의 경고도 이어졌다. 그러나 구본승은 지난달 28일 일탈의 정점을 찍었다. 무단으로 팀을 이탈한 것. 구단은 내규에 따라 구본승에게 근신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구본승은 SNS를 통해 복잡했던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 1일 '말을 할까말까 하다가 말은 하고 떠나야할 것 같다. 배구를 안하기로 마음먹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어 '지난해 10월에 입단해서 지금까지 저를 너무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진심으로 고맙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배구는 단체생활이고 단체운동인데 어렸을 때부터 적응을 잘 못했던 것 같다. 너무 힘들어서 이런 결정을 했다. 후회는 안 한다. 다시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배구선수가 아니더라도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또 '한국전력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달라. 전 떠나지만 진짜 좋은 감독님 코치님들 팀 동료였다. 진짜 감사했고 모두들 사랑한다'는 인사도 남겼다.

구본승은 1일 장병철 감독과의 면담을 마지막으로 짐을 싸고 팀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팀 내 따돌림과 구타·가혹행위는 없었다. 온전히 단체운동 부적응에 따른 개인일탈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에 돌입하기 전에도 몇명의 선수가 팀을 이탈했다가 돌아오기도 했다. 당시 고된 훈련을 견디지 못한 선수들의 일탈이었다. 그나마 그 선수들은 팀 복귀 이후 지난 시즌과 올 시즌 마음을 잘 추스려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배구 관계자는 "심성이 착한 본승이는 가정형편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배구계에는 '구본승 케이스'가 종종 드러난다.

한국전력은 일단 구본승에게 전화를 걸어 현역생활 연장 여부를 타진할 전망이다. 박범유 한국전력 사무국장은 "통화를 시도하고 있는 선수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구단에선 일단 임의탈퇴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선수는 구단 자산이기 때문에 최대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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