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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아웃까지 마친 남자부, 일단 '빅3'가 웃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5-13 14:23


사진제공=KOVO

행운의 여신은 '빅3'를 향해 웃었다.

11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린 2018~2019시즌 남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모든 시선은 추첨기에서 떨어진 구슬로 향했다. 한 시즌 농사를 결정할 수 있는 운명의 순간이었다. 외인의 비중은 설명이 필요없다. 트라이아웃 실시 후 국내선수의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떤 외국인선수를 뽑느냐에 따라 1년 성적이 좌우된다.

드래프트의 선수지명은 확률 추첨 방식이었다. 총 140개의 구슬을 성적 역순에 따라 나눴다. 최하위 OK저축은행이 가장 많은 35개를가졌고, 이후 순위에 따라 5개씩 차감했다.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은 5개를 가졌다.

추첨 결과는 놀라웠다. 우리카드가 1순위를 거머쥐었고, 삼성화재-대한항공-OK저축은행-현대캐피탈-한국전력의 순이었다. KB손해보험은 일찌감치 알렉스와 재계약을 맺었다. '세계 3대 공격수' 아가메즈를 1번으로 뽑은 우리카드에 스포트라이트가 쏠렸지만, 진정한 승자는 '빅3'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삼성화재였다. 이 세팀은 지난 시즌 봄배구를 한 팀들이다. 상위픽을 차지한 빅3는 원하는 선수를 뽑으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까지 함께 했던 '레프트' 타이스를 다시 뽑았고, 대한항공은 창단 첫 우승을 안겼던 '우승 청부사' 가스파리니와 재회했다. '정규리그 챔피언'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최고의 외인으로 꼽힌 파다르를 데려갔다.

박철우라는 확실한 라이트를 보유한 삼성화재의 당면과제는 레프트 거포였다. 타이스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아 초조해했지만, 드래프트 당일 행운이 따랐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지난 시즌과 비슷한 공격 라인을 꾸릴 수 있다"며 웃었다. 대한항공 역시 활짝 웃었다. 박기원 감독은 드래프트 전부터 "가스파리니와 함께 하고 싶다"는 말을 숨기지 않았을 정도로, 가스파리니에 대해 미련을 보였다. 기적이 따랐다. 대한항공은 3.6%의 낮은 확률에도 3순위를 거머쥐는 행운을 누렸고, 지체없이 가스파리니를 뽑았다. 리그 최강의 화력을 과시하는 현대캐피탈은 파다르를 더하며 공격력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

이들 '빅3'가 최상의 외인을 더하며, 다음 시즌 역시 '빅3' 천하가 될 공산이 크다. 우리카드는 아가메즈를 영입하며 화력을 업그레이드 시켰지만, 지난 시즌에도 우리카드에는 파다르라는 확실한 외인이 있었다. 물론 아가메즈가 파다르보다 개인 기량에서 더 낫지만, 파다르가 이미 리그 득점 1위였던만큼 아가메즈 영입 효과는 생갭다 크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시급한 것은 센터보강이다. 당연히 1순위를 노렸던 OK저축은행은 의외로 4순위에 머물며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를 영입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기대 이상의 탄력을 가졌다는 평가지만, 처음 V리그를 밟는만큼 변수는 있다. 한국전력은 수비가 좋은 독일 출신의 지몬 히르슈를 데려왔다. 전광인의 공백을 메우려는 의도가 컸던 선택이다.

지난 시즌 하위권팀들이 변수가 있는반면, 빅3는 더욱 안정된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은 조직력 측면에서 타팀을 압도한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라이트' 파다르를 데려오며 'FA 최대어' 전광인에 대한 욕심을 더 확실히 했다. 전광인은 레프트다. 문성민을 레프트로 돌려 전광인-파다르-문성민으로 이어지는 최강 트리오를 구축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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