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7시즌 NH농협 구단 운영 최종평가는 성적뿐만 아니라 구단 운영 등 전반적인 항목을 꼼꼼하게 평가했다. 객관적인 자료는 물론이고 현장에서 드러난 모습, 이에 대한 평가와 외부 조언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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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운용 능력
이번에도 현대캐피탈이었다. 10점 만점을 받았다. 문성민 여오현 등 베테랑과 허수봉 이시우 등 어린 선수들이 조화를 이룬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대한항공 역시 한선수 김학민 등 국가대표급 더블스쿼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9점을 받았다. 여자부 KGC인삼공사는 객관적으로 부족한 전력에도 플레이오프에 오른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끌어냈다. 몰락한 챔피언 OK저축은행과 현대건설은 선수단 운용 능력에서도 아쉬운 점수를 받았다.
올 시즌 최고 인기구단은 삼성화재였다. 홈 경기 평균 3422명을 불러 모으며 이 부분 1위에 올랐다. 현대캐피탈은 평균 3152명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유료관중 비율이 무려 93.7%에 달해 10점 만점을 받았다. 여자부는 도로공사가 가장 많은 관중을 기록했다. 독립적으로 리그를 운영하지만, 안정적으로 팬들을 끌어 모으며 만점을 받았다. 다만 남자부와 경기 일정이 분리되지 않은 흥국생명, KGC인삼공사, 현대건설은 총 관중수를 남자팀과 동일시하는 만큼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었다.
페어플레이
한국배구연맹은 매 시즌 자격박탈, 세트퇴장, 레드카드, 엘로우카드 등을 점수로 환산해 페어플레이상을 수여한다. 전 부분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현대캐피탈이 이 부분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현대캐피탈은 OK저축은행과의 4라운드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선수들을 코트에서 철수시켰다. 이 사건으로 자격박탈 부분 벌점 10점을 받으며 페어플레이에서 5.5점에 그쳤다. 페어플레이상의 영예는 OK저축은행과 KGC인삼공사가 거머쥐었다.
홍보 및 마케팅 역량
V리그는 '무료표와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홍보-마케팅은 구단 역량을 가늠하는 핵심요소다. '챔피언' 현대캐피탈이 독보적이었다. 적극적인 팬 사인회와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팬들에게 다가갔다. 성인과 유아를 가리지 않는 광범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코트 밖에서 가장 바쁜 팀이었다. 아쉽게 봄 배구를 놓쳤던 삼성화재와 우리카드도 홍보-마케팅에서 만큼은 현대캐피탈 못지 않은 점수를 얻었다. 한국전력은 2점을 기록, 홍보 및 마케팅 역량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부에선 GS칼텍스가 돋보였다.
재정 및 투자 파워
투자는 프로 구단의 젖줄이다. 투자 없는 성공을 바랄 순 없다. 현대캐피탈이 이를 증명했다. 현대캐피탈은 V리그 구단 중 가장 많은 운영비를 지출한다. 선수단 인건비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한다. 구단 클럽 하우스인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는 투자의 정수다. 삼성화재, 대한항공도 탄탄한 재정과 투자를 자랑한다. 올 시즌 '돌풍의 팀'으로 떠올랐던 한국전력은 이 부문 3점을 기록, 투자가 가장 열악한 팀으로 꼽혔다. 여자부에선 흥국생명, 도로공사, GS칼텍스가 '큰 손'이었다.
연고지 밀착도
연고지는 V리그의 뿌리다. 현대캐피탈이 독보적이었다. 연고지 천안과 밀접한 '공생 관계'를 정립, V리그 리딩 구단의 정석을 보여줬다. 현대캐피탈의 다양한 홍보 및 마케팅 전략은 뿌리 깊은 연고지 밀착도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화재(대전)와 OK저축은행(안산)도 고득점을 기록했다. 여자부 챔피언 IBK기업은행(화성), GS칼텍스(서울), 도로공사(김천)도 높은 연고지 밀착도 점수를 받았다.
비전
향후 구단 운영 방향에 대한 지침이 비전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다. 이는 구단의 투자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부분. 최근 최태웅 감독과 2021년까지 파격적인 4년 재계약을 한 현대캐피탈이 이 부문에서도 앞섰다. 현대캐피탈은 구단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최 감독과 계약 연장을 통해, 팀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했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임도헌 감독과 작별하고, '갈색 폭격기' 신진식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반전을 노래하는 삼성화재의 미래도 기대된다. 여자부에선 박미희 감독의 '엄마 리더십'을 앞세운 흥국생명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전문가 평점
전문가들이 바라 본 2016~2017시즌 V리그. 환희 속 아쉬움도 교차했다. 박희상 KBSN 해설위원은 "현대캐피탈이 우승했고, 마케팅도 제일 잘 했다"면서도 "외국인선수 부분에서 흔들린 건 아쉬운 점"이라고 했다. 이세호 KBSN 해설위원도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정규 리그, 올 시즌엔 챔피언 달성했으나 외국인선수 운용은 아쉽다"고 짚었다. '일침'도 있었다. 문용관 KBSN 해설위원은 KB손해보험을 두고 "감독 교체로 인해 팀의 구심점이 없다"고 꼬집었고, 박 위원은 "삼성화재가 과거에 비해 디테일이 떨어졌다. 국내 선수 활약도 미비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여자부 현대건설에 대해 "결승 가는 게 당연해보였던 현대건설로서는 실망스런 시즌"이라고 평가했다. 김가을 임정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