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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현대캐피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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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 손으로 우승한건 딱 두 번째에요."
정상에 우뚝 선 노재욱(현대캐피탈)이 해맑게 웃었다.
현대캐피탈은 3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4-26, 27-25, 25-22, 25-20)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2006~2007시즌 이후 무려 10년 만에 왕좌 탈환에 성공했다. 동시에 지난 시즌의 아픔도 말끔하게 씻어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후반기 18연승을 달리며 정규리그 우승에 도달했다. 그러나 챔프전에서 OK저축은행에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2연속 챔프전에 오른 현대캐피탈. 우승의 환희는 쉽게 맛볼 수 없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대한항공은 1차전과 3차전, 현대캐피탈은 2차전과 4차전을 챙기며 최종전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막판 집중력에서 현대캐피탈이 앞섰다. 현대캐피탈은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하며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코트 위에서 승리를 확정한 순간, 노재욱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는 "배구를 하면서 우승을 결정하는 순간 코트에 있었던 것은 딱 두 번 뿐"이라며 "중학교 2학년 때, 그리고 바로 지금"이라고 말했다. 노재욱은 청소년 시절부터 잠재력을 인정받았지만, 늘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졌었다. 팀이 우승을 할 때도 노재욱은 벤치에서 바라보기만 했다. 노재욱은 "중학교 2학년 이후로는 주전으로 뛴 적이 없다. 늘 선배들이 경기에 나갔다. 고등학교 때도 대학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가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패한 뒤 자기 자신을 향해 '패배자'라고 말한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노재욱은 이번 우승을 통해 패배감은 물론이고 2인자의 설움도 훌훌 날렸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지난 시즌과 비교해 노재욱이 많이 늘었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물론 방심은 없다. 노재욱은 이제 막 첫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을 뿐이다. 그는 "우승하니까 정말 기분이 좋다.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를 정도"라며 "챔프전을 치르면서 나 스스로에게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채워야 할 것이 더 많다.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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