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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쥐가 날 지경입니다."
한국전력은 OK저축은행전을 포함 올시즌 총 열 번의 풀세트 경기를 했다. 그 중 8승을 거뒀다. 유독 '끝장 승부'를 많이 연출하고 있는 한국전력. 신 감독은 "경기를 보는 입장에선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나와 선수들 입장에선 애가 탄다"며 웃었다.
올시즌 V리그에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박빙 순위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물고 물리는 접전이 펼쳐지면서 살얼음판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때문에 승점 1점이 아쉬운 상황이다. 신 감독은 "지금 우리가 3위에 있지만 봄배구 가능성은 50대50으로 본다. 그만큼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의 세터 강민웅은 10일 기준 세트당 평균 11.402개의 세트를 성공시켜 이 부분 1위다. 하지만 신 감독은 "기록상으로 보면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서는 다르다"며 "세터의 필수 덕목은 효과적인 볼 배분과 경기 운영능력이다. 강민웅이 열심히 해주고 있지만 아직 이 부분에선 부족함이 있다"고 냉정히 평가했다.
'세터 강민웅'을 도약의 열쇠로 꼽은 신 감독은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세터는 코트의 야전 사령관"이라고 강조한 뒤 "분위기와 상황에 따라 자신의 동료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어떤 선수에게 언제 어떤 속도와 높이로 공을 보낼 지 완벽하게 숙달이 돼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신 감독은 "공격수의 공격 성공률도 세터가 만들어 낸다. 오픈 공격수의 경우 성공률이 다소 낮을 순 있다"면서도 "하지만 속공수의 생명은 성공률이다. 강민웅의 경우 잘 되는 경우 동료들의 속공 활률을 80~90%로 만들기도 하지만 잘 안 되는 날은 20~30%로 떨어질 정도로 기복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루 아침에 극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며 "선수들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야기를 나누며 해법을 찾아갈 것이다. 강민웅도 잘 해내리라 믿고 있다"고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