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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이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KB손해보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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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봄배구를 향해 달려갈 생각입니다."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47)의 목소리에 힘이 실려있었다. 강 감독이 이끄는 KB손해보험은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1(27-29, 25-17, 25-23, 25-19)로 승리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29일 OK저축은행전 3대1 승리에 이어 삼성화재까지 격파하며 2연승을 달렸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V리그 남자부. 하지만 전반기 까지 KB손해보험은 하위권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KB손해보험은 최하위인 7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2라운드에선 한계단 상승한 6위. 3라운드에서도 약세였다. 역시 6위에 머물렀다. 당시 KB손해보험은 승점 17점으로 5위 삼성화재(승점 26)와 승점이 무려 9점 차였다.
암울한 전반기를 보낸 KB손해보험. 하지만 후반기 들어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서서히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강 감독은 "최근 확실히 전반기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긍정적인 기류가 감돌고 있다"며 "선수들이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점점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KB손해보험은 올시즌 주축들의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주축 센터 하현용은 시즌 개막 전 손가락 부상을 했다. 손현종은 오른발 피로골절이 재발했다. '주포' 김요한도 고질적인 어깨 부상으로 꾸준한 활약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강 감독은 "핵심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데다가 부상이 겹쳐 시즌 초반 원래 구상대로 팀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잃는게 있으면 얻는게 있는 법. 예상치 못한 공백은 발굴로 이어졌다. 반전카드는 세터 황택의와 '멀티 플레이어' 이강원이다. 황택의는 세터로서 신인 드래프트 사상 최초로 1순위 지명을 받은 선수. 처음엔 엇박자를 냈다. 황택의는 빠른 토스를 선호한다. 하지만 KB손해보험 공격진 구성은 빠른 토스와 맞지 않았다. 강 감독은 "황택의가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는 배급을 한다. 사실 우리도 지난 시즌부터 빠른 배구를 하려 했는데 지금까지 잘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황택의와 동료들의 호흡이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플레이가 나올 것 같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강원도 알토란 활약으로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라이트 이강원은 손현종 부상 공백으로 레프트를 오간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강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강원이 잘 해주고 있어 많은 힘이 된다. 김요한이 어깨가 안 좋은데 이강원이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숙제도 있다. 리시브다. 강 감독은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기 위해선 리시브를 더 강화해야 한다. 우리는 V리그에서 리시브가 안 좋은 팀에 속한다"며 "리시브만 더 강화되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어느덧 시즌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V리그. 강 감독은 "벌써 절반 이상 지났다. 비록 하위권이지만 격차를 줄이고 있다"면서 "우리의 현실적인 목표는 4위 이상 올라 봄배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분위기라면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힘있는 다짐, 예사롭지 않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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