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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신영철 감독 '퇴장판정', 과연 최선이었을까?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6-02-14 18:47


13일 벌어진 한국전력과 OK저축은행의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2세트에서 시몬(오른쪽)이 3번 자리에 위치해있다. 규정대로라면 시몬은 4번 자리에 있어야 했다. 사진캡처=한국전력-OK저축은행전 방송 중계

과연 최선이었을까.

배구는 '신사의 스포츠'다. 규정은 지켜져야 한다. 판정은 공정해야 한다. 선수단의 열정과 팬들의 신뢰가 잘못된 판정으로 멍 들어선 안된다. 그러나 판정논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많은 배구인들이 심판 교육과 지원의 열악함을 공감한다. 사람의 눈으로 모든 상황을 잡아낼 수 없다는 것도 인정한다. 때문에 2007년 비디오 판독 제도가 도입됐지만 화면에 드러난 상황을 두고도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들이 내려지고 있다. 심판의 권위는 보호받아야 한다. 하지만 팬들의 신뢰보다 우선시 돼선 안된다.

13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한국전력과 OK저축은행의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경기는 세트스코어 3대1 한국전력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이 2세트에서 퇴장 당했다. 신 감독은 1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규정을 알고 있었다. 주장만이 심판에게 항의할 수 있다. 그러나 판정이 맞지 않아 감독으로서 표현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재심 대상이 아닌 것을 알지만 경기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감독관을 통해 바로잡고 싶었다. 사실 세트 퇴장까지는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 퇴장이라고 하니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신 감독은 이날 1세트 30-30 상황에서 터진 송명근의 스파이크 터치 아웃 판정 후 재심 신청을 했다. 블로커 전광인의 손에 맞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기각됐다. 4심 합의에 의해 터치 아웃이 인정됐다. 규정상 4심 합의 판정은 재심 신청 대상이 아니다. 이어진 2세트에서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신 감독은 20-22에서 얀 스토크의 공격이 박원빈의 블로킹에 막히자 다시 재심 신청을 했다. 신 감독은 OK저축은행의 포지션 폴트를 따졌다. 이 역시 기각됐다. 로테이션 폴트는 재심 신청 대상이지만 포지션 폴트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두 차례 재심 신청 기각 후 신 감독은 규정에 의거 경기 퇴장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느린 화면 확인 결과 신 감독의 두 차례 지적이 모두 맞았다. 1세트 문제상황에서 신 감독의 주장대로 송명근의 스파이크는 전광인의 손에 맞지 않고 코트 안으로 떨어졌다. 즉 모든 심판이 인-아웃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두 번째 상황에서도 OK저축은행의 포지션 폴트가 있었다. 당시 곽명우가 서브를 했는데 시몬이 3번 자리에 있었고 박원빈이 4번 자리에 위치했다. 규정대로라면 시몬이 4번 자리에 있어야 했다. 결국 포지션 폴트로 인해 박원빈은 곽명우 서브 이후 빠르게 2번 자리로 이동, 얀 스토크의 스파이크를 블로킹할 수 있었다.

포지션 폴트는 부심의 관할이다. 만약 부심이 놓쳤다면 주심이 따져야 할 문제다. 그러나 모든 심판이 놓쳤다. 경기 감독관도 '정상적인 플레이'로 선언하며 재심 신청 기각의 변을 밝혔다.

규정에 따르면 경기 퇴장 조치를 받은 감독은 2경기 출전 정지와 50만원의 벌금 징계를 받는다. 하지만 신 감독은 이날 경기 퇴장 이후 추가적인 징계는 받지 않는다. 결국 경기 감독관 포함 심판진이 신 감독의 지적이 맞았음을 일부 인정한 셈이다.

"계속해서 배구 오심비율이 높다. 비디오 판독이 도입된 후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들이 계속 나온다. 많은 배구인들이 느끼는 부분이다." 배구계의 한 관계자가 밝힌 프로배구 판정의 현주소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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