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전무후무한 8연패를 달성할까.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아낼까.
김 감독은 신 감독의 도발에 기분이 상할 법했다. 그러나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매번 신 감독은 현대캐피탈이 우승후보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만큼은 정확하게 보고 얘기한 것 같다. 분발하라는 소리로 듣고 열심히 하겠다." 김 감독은 신 감독의 발언을 순순히 인정했다.
약간 당황한 신 감독은 곧바로 발언을 수정했다. "현대캐피탈이 이번 시즌 하위권으로 처질 수도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단, '문성민이 완전하지 않으면…'이라는 전제가 있었다"며 "문성민이 상당히 좋다고 들었다. 그 말은 취소하겠다"며 웃었다.
양팀 사령탑의 상반된 지도 스타일도 주목을 받았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기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한 팀워크를 만드는데 애를 썼다. 신 감독은 "어떠한 경우에도 경기에 대해 변명을 해선 안된다"며 "선수들과 똘똘 뭉쳐야 한다.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것은 팀워크"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 감독은 자율 속 책임감을 주문했다. 김 감독은 "결국 내버려두는 것이다. 선수들을 믿고 스스로 할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준다면 코트에서 능력을 발휘해줄 것"이라고 했다.
두 감독이 설전을 벌이는 동안 조용한 반란을 꿈꾸는 이가 있었다. 바로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창단된 팀을 이끌고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 감독은 신 감독에게 '우승후보'라는 칭찬도 받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몸을 낮췄다. "지난 시즌 신생팀이다보니 어설픈 점도 많았고, 외국인선수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외국인선수가 좋다. 그래도 '빈 집에 소가 들어와 없는 집이 좀 더 커 보이는 것' 뿐이다.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OK저축은행은 든든한 외국인선수를 영입했다. 쿠바 국가대표 출신 시몬이다. 지난 두 시즌 이탈리아리그에서 활약하며 세계적인 라이트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이와함께 팀스피드를 내세웠다. 김 감독은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스피드를 가미했다. 팀 플레이와 움직임은 남자 7개 구단 중 가장 빠를 것이다.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리시브와 떨어지는 높이를 보완했다. 서두르지는 않겠다. 다만, 빨라지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