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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용-김호철 '달콤살벌한 전쟁', 기대되는 김세진의 반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10-16 18:09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전무후무한 8연패를 달성할까.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아낼까.

'배구의 신'들의 달콤살벌한 전쟁이 다시 시작된다.

1막은 '설전'이다. 두 사령탑의 기싸움은 1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미디어데이에서 펼쳐졌다. 먼저 신 감독이 파격 발언을 했다. 신 감독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현대캐피탈을 '1강'으로 꼽았었다. 헌데, 이번엔 다른 평가를 내렸다. "현대캐피탈이 올시즌 하위권으로 처질 수도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팀이다. 이번 시즌 전력누수가 크게 없어 신 감독의 평가가 의아했다.

김 감독은 신 감독의 도발에 기분이 상할 법했다. 그러나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매번 신 감독은 현대캐피탈이 우승후보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만큼은 정확하게 보고 얘기한 것 같다. 분발하라는 소리로 듣고 열심히 하겠다." 김 감독은 신 감독의 발언을 순순히 인정했다.

약간 당황한 신 감독은 곧바로 발언을 수정했다. "현대캐피탈이 이번 시즌 하위권으로 처질 수도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단, '문성민이 완전하지 않으면…'이라는 전제가 있었다"며 "문성민이 상당히 좋다고 들었다. 그 말은 취소하겠다"며 웃었다.

배구 전문가들은 올시즌 삼성화재의 독주가 끊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군입대하는 박철우의 공백이 크기 때문이다. 신 감독도 "김명진으로 박철우의 빈 자리를 메우려고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 우리 팀은 자원이 풍부하지 않다. 8명을 빼고 기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의 8연패를 견제할 수 있는 유력한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가메즈가 건재하고, 주포 문성민의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2006~2007시즌 이후 끊겼던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 감독은 "배구는 서로가 잘 아는 상황에서 경기를 한다. 그래서 삼성화재보다는 더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팀 사령탑의 상반된 지도 스타일도 주목을 받았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기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한 팀워크를 만드는데 애를 썼다. 신 감독은 "어떠한 경우에도 경기에 대해 변명을 해선 안된다"며 "선수들과 똘똘 뭉쳐야 한다.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것은 팀워크"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 감독은 자율 속 책임감을 주문했다. 김 감독은 "결국 내버려두는 것이다. 선수들을 믿고 스스로 할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준다면 코트에서 능력을 발휘해줄 것"이라고 했다.

두 감독이 설전을 벌이는 동안 조용한 반란을 꿈꾸는 이가 있었다. 바로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창단된 팀을 이끌고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 감독은 신 감독에게 '우승후보'라는 칭찬도 받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몸을 낮췄다. "지난 시즌 신생팀이다보니 어설픈 점도 많았고, 외국인선수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외국인선수가 좋다. 그래도 '빈 집에 소가 들어와 없는 집이 좀 더 커 보이는 것' 뿐이다.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OK저축은행은 든든한 외국인선수를 영입했다. 쿠바 국가대표 출신 시몬이다. 지난 두 시즌 이탈리아리그에서 활약하며 세계적인 라이트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이와함께 팀스피드를 내세웠다. 김 감독은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스피드를 가미했다. 팀 플레이와 움직임은 남자 7개 구단 중 가장 빠를 것이다.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리시브와 떨어지는 높이를 보완했다. 서두르지는 않겠다. 다만, 빨라지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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