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다. 한국전력이 연패에 허덕이고 있다. 패배가 하나둘씩 쌓이더니 어느덧 5연패에 빠졌다. 팀성적도 곤두박질쳤다. 4승11패(승점13)로 7개팀 가운데 꼴찌로 떨어졌다. 최대 위기다.
연패탈출을 최대목표로 내걸었다. 별의별 방법을 다 썼다. 12월 30일 선수단 전체가 강릉으로 떠났다. 박노천 단장, 박병준 부단장을 비롯한 배구단 사무국 직원들도 함께 했다. 차가운 겨울 바다에 몸을 던졌다. 머리도 짧게 깎았다. 정신력 강화 차원이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당시 입수를 앞두고 "필사즉생(必死卽生)의 마음으로 여기에 왔다"고 했다. 신 감독은 "나약한 정신과 패배의식 그리고 안일함을 버리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2일 열린 러시앤캐시와의 홈경기에서 1대3으로 졌다. 선수들은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밀로스의 부상 공백이 컸다. 밀로스는 허벅지 안쪽 사타구니를 다쳤다. 병원에서 2주 진단을 받았다. 하체를 다친 상황이라 점프도 할 수 없다. 밀로스의 부상으로 블로킹이 낮아졌다. 러시앤캐시전에서도 한국전력은 블로킹 6개에 그쳤다. 14개의 블로킹 득점에 성공한 러시앤캐시의 반도 안됐다.
'입수'의 효과가 신통치않자 이번에는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부담 주지 않기'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로 했다. 훈련시간을 늘리거나 훈련 강도를 올리지도 않았다. 훈련때마다 항상 선수들을 격려한다. "결과보다는 우리의 배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만 하다보면 승리도 따라올 것이다"고 말한다. 신 감독은 "지금 선수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고의 결과를 내고 있다. 다그치면 위축될 수 있다. 지금은 선수들을 믿고 나아가야 할 때다"고 했다. 이어 "이런 경험은 우리 팀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음을 조급하게 먹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