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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생각은 이제 고전적인 생각이 돼 버렸다. 중계방송 장비의 발달 때문이다. 배구는 경기 중 비디오판독으로 오심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종목이다. 헌데, 비디오판독에서 오독이 나온다면 억울함은 배가 된다. 배구는 흐름의 종목이다. 흐름이 끊기고 상대 팀에 분위기가 넘어가면 순식간에 승부가 뒤집힐 수 있다.
4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카드-LIG손해보험전에서 실시된 비디오판독 결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LIG손보는 6일 한국배구연맹에 '경기감독관 판정에 대한 이의제기'라는 내용의 공문을 제출했다. 이 공문에는 재경기 요청이 담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 비디오판독은 결국 오독으로 판명났다. 6일 스포츠조선은 국내 배구 전문가에게 의뢰해 '왜 오독인가'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전문가는 우리카드 공격시 마지막 센터의 손에 스쳤다. 제대로 세 번의 공격이 이뤄진 상황에서 오버블로킹은 파울로 적용받지 않는다 우리카드 세터의 토스로 배구공의 진로가 LIG손보 코트 쪽을 향하고 있었다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이날 진준택 KOVO 경기운영위원장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경기위원들이 판독 과정에서 우리카드 공격수의 손에 스친 것을 못보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3명의 의견이 일치할 수 없다. 다수결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경기위원들도 애로사항이 많다. 중계방송 화면으로 현장에서 판독이 불가능할 때가 많다. 그래서 매주 금요일마다 사후 판독을 실시한다"고 했다.
이 논란으로 다시 한 번 KOVO에 마련된 규정과 시스템 운영이 미숙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우선 비디오판독 오독에 따른 제지 규정(벌금, 배정정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자체 경고로 마무리되는 수준이다. 또 교육 시스템도 빈약하다. 국내에는 이들을 교육시킬 배구전문가가 부족하다. 특히 위원들의 매너리즘도 지탄의 대상이다. 대부분 배구선수 출신들로 구성돼 있는 위원들은 외부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좀 더 유연함이 필요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