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KOVO 비디오판독 오독 제도 마련 절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1-07 07:51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생각은 이제 고전적인 생각이 돼 버렸다. 중계방송 장비의 발달 때문이다. 배구는 경기 중 비디오판독으로 오심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종목이다. 헌데, 비디오판독에서 오독이 나온다면 억울함은 배가 된다. 배구는 흐름의 종목이다. 흐름이 끊기고 상대 팀에 분위기가 넘어가면 순식간에 승부가 뒤집힐 수 있다.

4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카드-LIG손해보험전에서 실시된 비디오판독 결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LIG손보는 6일 한국배구연맹에 '경기감독관 판정에 대한 이의제기'라는 내용의 공문을 제출했다. 이 공문에는 재경기 요청이 담긴 것으로 밝혀졌다.

논란이 된 비디오판독은 2세트 19-19 상황에서 실시됐다. LIG손보의 서브 이후 우리카드의 공격이 이어졌다. 서브 리시브와 토스에 이어 B속공이 이뤄졌다. 그러나 공격은 완벽하지 못했다. 세터와 센터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결국 전위에 있던 LIG손보의 외국인선수 에드가의 블로킹에 맞고 우리카드의 공격이 실패했다. 주심은 LIG손보의 블로킹으로 인정했다. 이 때 강만수 우리카드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에드가의 오버네트'를 문제삼았다. 비디오판독이 이뤄졌다. 경기감독관(박주점), 심판감독관(김종도), 경기판독위원(신춘삼)은 중계방송 화면을 본 뒤 결론을 지었다. "에드가의 오버네트가 맞다." 당시 김종도 위원은 오버네트가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오버네트라고 판독한 박주점 위원과 신춘삼 위원의 의견이 최종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문용관 LIG손보 감독은 재심을 요청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판 판정 외에 비디오판독으로 난 사실결정은 재심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규정때문이었다.

이 비디오판독은 결국 오독으로 판명났다. 6일 스포츠조선은 국내 배구 전문가에게 의뢰해 '왜 오독인가'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전문가는 우리카드 공격시 마지막 센터의 손에 스쳤다. 제대로 세 번의 공격이 이뤄진 상황에서 오버블로킹은 파울로 적용받지 않는다 우리카드 세터의 토스로 배구공의 진로가 LIG손보 코트 쪽을 향하고 있었다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이날 진준택 KOVO 경기운영위원장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경기위원들이 판독 과정에서 우리카드 공격수의 손에 스친 것을 못보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3명의 의견이 일치할 수 없다. 다수결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경기위원들도 애로사항이 많다. 중계방송 화면으로 현장에서 판독이 불가능할 때가 많다. 그래서 매주 금요일마다 사후 판독을 실시한다"고 했다.

이 논란으로 다시 한 번 KOVO에 마련된 규정과 시스템 운영이 미숙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우선 비디오판독 오독에 따른 제지 규정(벌금, 배정정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자체 경고로 마무리되는 수준이다. 또 교육 시스템도 빈약하다. 국내에는 이들을 교육시킬 배구전문가가 부족하다. 특히 위원들의 매너리즘도 지탄의 대상이다. 대부분 배구선수 출신들로 구성돼 있는 위원들은 외부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좀 더 유연함이 필요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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