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페피치만 V-리그 괴물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는 이유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1-11-02 14:12


2011-2012 NH농협 V리그 서울드림식스와 구미 LIG손해보험 그레이터스의 경기가 1일 장충체육관에서 펼쳐졌다. 페피치의 공격을 신영석이 블로킹해내고 있다.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V-리그는 여전히 괴물 외국인 선수들의 경연장이다.

대표주자는 가빈(삼성화재)이다. 지난 시즌 원맨쇼로 삼성화재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 역시 괴물 기량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2경기에서 86점을 내리꽂았다. 삼성화재는 2연승했다. 원조 괴물도 떴다. 안젤코(KEPCO45)가 주인공이다. 삼성화재의 2시즌 연속 우승(2007~2008, 2008~2009시즌)을 이끌었다. 일본으로 떠났다가 올 시즌 돌아왔다. 전성기에 비해 점프력은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노련미가 쌓였다. 현대캐피탈전에서 39점, 대한항공전에서 36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마틴 역시 득점력을 높이고 있다. LIG손해보험전에서 28점을 기록하더니 상무신협전과 KEPCO45전에서는 각각 43점과 40점을 기록했다. 상무신협전에서는 올 시즌 남자부 첫 트리플 크라운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 수니아스는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꾸준히 득점을 높이고 있다.

유독 단 한명의 선수만이 조용하다. V-리그 2년차인 페피치(LIG손해보험)다. 지난 시즌 말미로 가면서 공격력이 좋아졌다. 삼성화재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맹활약했다. 한국 배구에 적응한 올 시즌에는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완전히 달랐다. 페피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화재와의 개막전에서만 41점을 올렸다. 이후 현대캐피탈(18점) 대한항공(10점) 드림식스(23점)를 상대로는 부진했다. 주포 페피치가 부진하자 팀성적도 곤두박질쳤다. 4연패를 당했다.

우선적인 원인은 범실이다. 페피치의 공격성공률은 43.26%에 불과하다. 가빈(62.88%)이나 안젤코(55.04%)에 비해 낮다. 범실이 많기 때문이다. 스파이크를 할 때 어택 라인을 밟으면서 파울을 범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더 큰 문제는 세터 황동일과의 호흡이다. 지난 시즌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이경석 감독이 부임하면서 황동일의 토스워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감독이 원하는 토스워크와 황동일의 기량과는 차이가 있다. 주눅이 든 황동일은 더욱 토스워크가 부자연스럽다. 자연히 페피치도 공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결국 페피치도 살리고 LIG손해보험도 살리는 길은 황동일과 이 감독이 함께 찾아야 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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