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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라면' 김학민 살아야 대한항공 산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10-26 14:29


대한항공 김학민(오른쪽)이 25일 상무신협전에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성남=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김학민이 살아야 대한항공이 산다.'

지난시즌 MVP 김학민(28·대한항공)은 25일 상무신협과의 경기에서 고개를 계속 갸우뚱거렸다. 자기가 마음먹은대로 플레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3일 KEPCO45전(16득점) 때보다 적은 8득점에 그쳤다. 자체적으로 판단했을 때 부진은 원인불명이다. 김학민은 "특별히 몸상태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왜 타이밍이 잘 안 맞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심리적으로 위축이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제대로 플레이가 안되다보니 내 자신에게 짜증이 난다고 해야하나. 통제가 힘들어 무너지고 있다. 마인드컨트롤을 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학민의 장기는 체공력이다. 상대 블로커보다 공중에 높이, 오래 떠서 스파이크를 날릴 수 있다. 서전트 점프(제자리 높이뛰기)가 90㎝에 달한다. 심지어 '김라면'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문용관 전 KBSN 해설위원은 대한항공 경기를 중계하던 도중 "내가 대한항공 감독이었을 때 봤던 김학민은 일단 공중에 한번 뜨면 라면을 끓여먹고 내려와도 될 정도로 체공력이 좋다"는 농담을 던져 생긴 별명이다.

그러나 올시즌 장기가 사라진 느낌이다. 스파이크는 번번이 상대 블로킹에 막힌다. 부상을 안고 있긴 했다. 지난시즌이 끝난 뒤 수술을 받았던 오른 발목은 재활을 통해 거의 완쾌된 상태다. 그러나 이번엔 허벅지가 말썽을 일으켰다. 최근 체력 훈련 도중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을 입었다.

미안함만 늘어난다. 두경기 연속 용병 네맥 마틴(슬로바키아)에게 공격이 쏠렸다. 순위 산정방식이 승점제로 바뀐 올시즌 패하더라도 승점 1을 따내겠다는 상대팀의 끈질김에 마틴의 체력이 언제 동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김학민이 공격 밸런스를 맞춰줘야 한다. 김학민은 "내가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마틴이 혼자 공격을 하다보니 벌써부터 지쳐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김학민은 올시즌을 끝으로 군입대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시즌 준우승의 아픔을 딛고 올시즌 반드시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겨주리라 다짐했다. 이 약속은 자신의 부활 여부에 달려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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