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여자배구대표팀이 김사니(30·흥국생명)없이 아시아선수권을 치르게 됐다.
김 감독은 그랑프리에서 감독이기 이전에 선수들의 아버지였다. 선수들의 애로사항을 개선시켜주는 역할이 자신의 임무 중 하나라고 여기는 지도자였다. 그만큼 선수들을 먼저 생각하고 챙긴다. 김 감독의 김사니 활용 방안은 이렇다. 아시아선수권의 분수령이 될 태국과 카자흐스탄전에만 투입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중재를 해야 할 국가대표 관리 이사는 구단 편이었다. 류 이사는 흥국생명과 세화여고의 총감독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이전에 국가대표 관리 이사다. 선수 차출의 전권을 가지고 있는 대표팀 감독에게 온 힘을 실어줘야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팀 소속 선수를 내주지 않으려는 모습을 비쳤다. 결국 갈등의 끝은 사의 표명이었다. 류 이사는 사표를 던졌다. 아직 사표는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이번에도 구단-협회가 일심동체가 되지 못했다. 씁쓸함을 남겼다. 과연 감독이 뽑고 싶은 선수를 뽑을 수 없는 한국 여자배구가 아시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