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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자(31·GS칼텍스)와 장영은(18·경남여고). 각각 대표팀에서 맏언니와 막내다. 둘의 나이차는 무려 13년이다. 월드 그랑프리를 치르면서 룸메이트가 됐다. 양효진(현대건설)이 부상으로 대표팀 전력에서 이탈한 자리를 장영은이 메우면서 성사됐다. 과거 대표팀에선 최고참-막내가 룸메이트 조합을 이룬 경우가 많았지만, 프로로 전향된 뒤 소속팀이나 대표팀에서도 같은 나이 또래 선수들이 같은 방을 쓰는 경우가 늘었다.
이숙자는 지난해 5월 결혼했다. 한참 신혼 생활의 달콤함에 빠져있을 때 국제대회 참가로 남편과 생이별을 했다. 그래서 화상채팅과 소셜네트워크시스템(SNS)을 이용해 남편과 연락을 취한다. 장영은은 이 커플의 애정표현을 뒤에서 부럽게 바라본다. 장영은은 "그저 부러울 뿐이다. 언니의 결혼식 사진을 봤는데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이 너무 예쁘시더라"며 "재미있게 사시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고 전했다.
이숙자가 본 장영은의 첫 느낌은 '잠보'였다. 이숙자는 "영은이가 페루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여자선수권에 갔다가 부산에서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계속 틈만 나면 자더라. 시차적응이 안된 것으로 알았다. 폴란드에 갔는데도 잠만 잤다. 그런데 다시 아시아인 일본에 오니깐 또 많이 자더라. 시차적응이 아니라 원래 잠이 많은 것이었다"고 했다. 장영은은 "내 몸이 무슨 시간에 맞춰있는지 모르겠다. 페루와 한국은 14시간차다. 그런데 한국에 왔다 폴란드에 갔다 다시 일본에 오니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도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