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룸메이트 토크①]이숙자-장영은 "13년차지만 세대차 없어"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08-19 13:02


이숙자(왼쪽)와 장영은이 18일 일본 도쿄 베이 아리아케 워싱턴 호텔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가진 뒤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도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이숙자(31·GS칼텍스)와 장영은(18·경남여고). 각각 대표팀에서 맏언니와 막내다. 둘의 나이차는 무려 13년이다. 월드 그랑프리를 치르면서 룸메이트가 됐다. 양효진(현대건설)이 부상으로 대표팀 전력에서 이탈한 자리를 장영은이 메우면서 성사됐다. 과거 대표팀에선 최고참-막내가 룸메이트 조합을 이룬 경우가 많았지만, 프로로 전향된 뒤 소속팀이나 대표팀에서도 같은 나이 또래 선수들이 같은 방을 쓰는 경우가 늘었다.

둘의 어색함은 2~3일이면 충분했다. 장영은이 국가대표가 처음이라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이숙자에게 첫 대면에서 건넨 말도 "언니, 저 어떻게 해야해요?"라고 할 정도였다. 다행히 이숙자는 요즘 젊은 선수들의 성향과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 장영은과의 세대차를 줄이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장영은의 밝은 성격도 이숙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숙자는 "영은이가 밝은 성격이라 적응을 잘하는 것 같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내가 차가워 보인다고 한다. 혹시나 영은이도 그럴까바 우려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 내가 놀랄 정도였다. 실업 때 선배들이 은퇴하기 전까지 말도 걸지 못했던 때를 떠올리면 영은이의 적응력은 놀라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숙자는 지난해 5월 결혼했다. 한참 신혼 생활의 달콤함에 빠져있을 때 국제대회 참가로 남편과 생이별을 했다. 그래서 화상채팅과 소셜네트워크시스템(SNS)을 이용해 남편과 연락을 취한다. 장영은은 이 커플의 애정표현을 뒤에서 부럽게 바라본다. 장영은은 "그저 부러울 뿐이다. 언니의 결혼식 사진을 봤는데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이 너무 예쁘시더라"며 "재미있게 사시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고 전했다.

이숙자가 본 장영은의 첫 느낌은 '잠보'였다. 이숙자는 "영은이가 페루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여자선수권에 갔다가 부산에서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계속 틈만 나면 자더라. 시차적응이 안된 것으로 알았다. 폴란드에 갔는데도 잠만 잤다. 그런데 다시 아시아인 일본에 오니깐 또 많이 자더라. 시차적응이 아니라 원래 잠이 많은 것이었다"고 했다. 장영은은 "내 몸이 무슨 시간에 맞춰있는지 모르겠다. 페루와 한국은 14시간차다. 그런데 한국에 왔다 폴란드에 갔다 다시 일본에 오니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장영은이 본 이숙자는 '깔끔이'다. 장영은은 "숙자 언니는 너무 깔끔하다. 부산에서 한번은 나에게 '주변정리 좀 하라'고 큰소리를 내시더라. 군말없이 모든 것을 가방 안에 다 집어넣었다"고 했다. 이에 이숙자는 "영은이가 원래 지저분한 성격은 아닌 것 같은데 주변을 정리하는 성격은 아닌 것 같다"며 웃었다.

도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