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는 지금 한 인텔리 투수의 '간택'을 흥미롭게 기다리고 있다. 프리에이전트 마이크 무시나(32)가 28일(이하 한국시간) 에이전트를 통해 "이번주내로 소속팀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탓이다.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뉴욕 메츠， 클리블랜드 등 4개팀이 후보이고， 양키스 입단설(6년간 8750만달러)이 유력하게 나돈다. 야구선수로는 드물게 명문 스탠퍼드대학을 나온 무시나는 지난 2주 동안 4개의 후보구단 소속 프런트와 선수단을 상대로 전화 인터뷰를 실시했다. 4명의 단장을 비롯해 감독과 코칭스태프， 주요 선수들까지 싸그리 포함한 것을 보면 상당히 격식을 갖췄다. 자신을 고용해줄 조직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역 인터뷰'를 한 셈이다. 무시나의 네트워크에 걸려든 사람은 줄잡아 30명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양키스 몇몇 선수들은 거꾸로 전화를 걸어와 로비를 벌이기도 했다. 인간적인 요소는 철저히 배제하려는 듯， 직접 만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무시나는 무엇을 캐고 싶었을까. 그의 에이전트인 알 텔림이 29일자 '보스턴 헤럴드'를 통해 "무시나는 돈보다는 우승 가능성，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 지리적 위치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을 보면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경영진의 합리성과 감독의 지휘능력， 선수단내의 조화 따위 일 것이다. 요약하면 '몸 바칠 가치가 있는 조직인가'다. 무시나의 케이스는 직접비교는 힘들지라도 한국프로야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한화 구대성의 경우 선수가 얼마나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소속팀을 고르는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가는 엄격히 따져볼만 하다. 현 제도상 구단의 허가가 필요한 점은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자신이 주도면밀하게 에이전트와 팀을 골라 사후 인증을 받는 것과 구단 고위층이 내린 결정(내키든 내키지 않든)을 받아들이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외국에 나가 뛰는 사람은 구대성이다. 〈보스턴＝kwooseok＠nuri.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