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후배사랑' 골든글러브 후보사퇴
기사입력 2000-11-29 11:43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국내 프로생활을 접은 요미우리 정민태(30)가 연말을 온전히 '감사와 축하의 사절'로 보내기로 했다.2000시즌 골든글러브 후보가 발표된 지난 28일 현대 투수들과 함께 경북 울진의 덕구온천을 찾은 정민태는 이곳에서 황금장갑 투수 부문 후보의 '심정적 사퇴'를 선언했다.
"(김)수경이와 (임)선동이는 물론， 뒤에서 열심히 던진 (조)웅천이와 (위)재영이까지 최강 마운드를 구성한 우리팀 투수들을 많이 칭찬해 주세요. 제 표는 모두 사양하겠습니다."
골든글러브는 프로야구 기자단 315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4명의 팀후배와 함께 투수 부문 후보에 오른 정민태는 2년 연속 타이틀을 방어한 공동 다승왕(18승)으로 에이스의 '이름값'까지 화려한 유력 후보. 특히 이 부문 골든글러브의 2년 연속 수상을 노리고 있어 욕심을 접기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서의 마지막 영광으로 개인 타이틀을 따낸 것에 만족한다"는 정민태는 "더 큰 스포트라이트는 내일의 주인공들에게 양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골든글러브 투표에 정식 후보사퇴 제도는 없지만，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에게 일일이 '뜻'을 밝히고 표를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방법은 택할 수 있다.
강력한 성적을 앞세운 스타들의 홍수로 완전히 안개속인 황금장갑 투수 부문은 상당한 고정표를 확보하고 있는 정민태가 한발짝 물러나면서 새로운 판도가 형성될 전망. 팽팽하게 맞서있는 유니콘스 제2，3선발 김수경과 임선동 중 누가 많이 정민태의 표를 흡수하느냐가 막판 표대결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덕구온천(울진)＝이승민 기자 cjmin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