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같은 첫 승.'
　동양이 드디어 11연패의 늪에서 헤쳐나왔다.
　동양 오리온스는 28일 대구에서 벌어진 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 현대전에서 제공권을 장악한 토시로 저머니(24득점 22리바운드)와 슈팅가드로 돌아온 김병철(23득점 7리바운드)의 맹활약으로 97대86의 감격적인 첫승을 거뒀다.
　동양은 시소경기를 펼치며 3쿼터까지 66-67로 뒤졌으나 4쿼터 들어 김병철과 박재일(21득점ㆍ3점슛 4개)이 각각 8점을 쏟아붓고 저머니가 7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암울했던 연패행진을 마감했다.
　원주에서는 '막슛' 데니스 에드워즈의 트리플더블급 활약(46득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과 고공싸움을 이끈 리온 데릭스(20득점 12리바운드)가 공수에서 펄펄 난 SBS 스타즈가 108대106의 힘겨운 역전승을 거뒀다
　동양이 66-67로 뒤진 상태에서 4쿼터가 시작하자마자 동양 박재일이 오른쪽 코너에서 쏜 3점슛이 림에 빨려들어가면서 길고도 지루했던 11연패의 긴 터널의 끝이 보였다.
　저머니가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으나 그것도 잠시， 이번에는 김광운이 또다시 3점슛을 터뜨려 72-66.
　동양이 박훈근의 레이업 등으로 한점씩 달아나는 동안 현대는 4쿼터 개시 4분37초만에 양희승이 2점슛을 성공시켜 재역전을 노렸으나 69-75.
　연패 탈출에 목숨을 건 동양은 곧이어 박재일의 레이업， 저머니의 자유투， 김병철의 3점슛 등 4쿼터에만 31점을 잭팟처럼 터뜨려 승리를 확정지었다.
　센터 없이 나선 현대는 맥도웰이 저머니에게 철저히 잡혀 제공권을 빼앗겨 '높이'의 스포츠인 농구에서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우리가 리드하고 있을 때 시간이 끝났기 때문에 이겼을 뿐"이라는 SBS 김인건 감독의 말이 맞았다. 경기내내 한팀이 쭉 치고 나간 적도， 다른 팀이 확 뒤처진 적도 없이 물고 물리는 접전. 하지만 SBS가 앞섰을 때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을 뿐이었다.
　경기종료 35초전 은희석의 3점포로 106-104로 역전한 SBS는 그 뒤 4쿼터에 긴급투입된 삼보 센터 모리스 조던을 집중마크해 삼보를 공격제한시간(24초룰)에 걸려들게 만들었다. 남은 시간은 9.8초. 삼보 신기성은 5반칙을 무릅쓰고 SBS 위성우에게 파울을 했지만 위성우는 두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켜 점수차를 4점차로 벌렸다. 종료 1.8초전 삼보는 양경민의 슛으로 2점을 따라붙었으나 1.8초동안 '공돌리기'에 성공한 SBS가 운좋게 승리했다.　 〈원주＝김세훈 기자 shkim＠〉

◇ 동양 올시즌 성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