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희정, "이젠 외곽슛 잘쏴"
기사입력 2000-11-26 10:30
삼성 썬더스 '신세대 가드' 주희정(23·1m80)은 옥에 티가 있다.
포인트가드로서 게임리딩 능력과 돌파， 패스워크는 뛰어난데 외곽슛이 너무 없다는 것.
상대 가드가 자신을 버리고 센터에게 더블팀을 펼치면 김동광 감독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동시에 본인도 자존심이 상하곤 했다.
2라운드 첫게임인 25일 청주 SK전.
삼성은 SK 조상현이 2쿼터를 시작하자마자 왼쪽 발목을 다쳐 벤치로 물러난 틈을 타 한때 25점차로 앞서며 전반을 57－37로 끊었다.
방심한 탓일까.
삼성은 후반들어 SK의 악착같은 수비에 말려 슛미스를 연발했고 급기야 4쿼터 중반 70－64로 쫓기는 형국이 됐다.
서장훈과 조상현이 빠진 상황에서 식스맨들이 드라마같은 추격전을 펼치자 SK 홈구장은 열기로 가득찬 반면 삼성의 분위기는 물먹은 솜처럼 가라앉았다.
이 때 주희정의 손끝이 불을 뿜었다. 과감한 골밑돌파에 이어 우중간에서 통렬한 3점포를 꽂아 경기종료 3분전 77－69로 점수차를 벌린 것.
동료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위기에서 주희정의 3점슛은 경기 흐름을 뒤집는 촉매이자 두둑한 배포로 단점을 보란듯이 이겨낸 장면이었다. 37분을 뛰며 13득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
주희정은 이날 평균 어시스트 7.6개로 시즌 처음으로 현대 이상민(평균 7.9개)에게 이 부문 1위를 내줬다.
그러나 삼성은 날마다 새로워지는 주희정의 변신으로 선두 행진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