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김강자서장 "야구단 구단주 됐어요"
기사입력 2000-11-24 11:30
한때 서울시내에서 첫손 꼽히는 홍등가로 번성하던 이 곳에 올해초부터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도시의 음습한 뒷골목을 관할하는 종암경찰서에 김강자 서장(55)이 부임하자마자 '매춘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 청소년을 유해환경에서 보호하겠다는 아줌마 서장의 확고부동한 의지 덕택에 '미아리 텍사스'는 이제 명맥을 유지하기에도 벅차 보인다.
그런 김서장이 야구단의 구단주가 됐다. 이름하여 '포돌이 야구단'. 종암경찰서 소속 경찰관 21명과 지역 주민 17명은 23일 '포돌이 야
구단' 창단식을 갖고 김서장을 구단주로 위촉했다.비록 동호회 수준이지만 경찰서에서 야구단을 창단하기는 종암서가 처음. 지난 1월 월곡운동장에서 첫 모임을 가진 뒤 그동안 30여차례의 연습경기를 펼친 '포돌이 야구단'은 이날 그럴듯한 유니폼까지 차려입고 김서장을 구단주로 모셨다. '야구 문외한'이라고 솔직히 털어놓은 김서장은 축사에서 "주민과의 친목 도모와 경찰의 이미지 개선에 야구단이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야구단 감독을 맡은 최의병 경위(40)는 "하루가 멀다하고 철야근무와 잠복， 순찰이 이어지지만 주말에 야구볼을 치고 받다보면 피로도 풀린다"며 야구 예찬론을 펼친다. 또 내년부터는 야구동호회 리그에 출전， 범죄자들을 쫓으며 쌓은 달리기 실력을 마음껏 과시할 작정이란다.
'포돌이 야구단'은 종암경찰서만의 팀이 아니라는 최경위는 "야구를 좋아하는 성북구민은 누구나 야구단에 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