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권익위해 결단" - 최건홍 前심판
기사입력 2000-11-23 11:50
"심판도 인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지난 7월 1일 전주에서 열린 부천 SK와 전북 현대의 프로축구 경기서 오심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 당한 뒤 지난 21일 서울지법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을 상대로 해고 무효확인 소송을 낸 전 프로축구 전임심판 최건홍씨(41).
최씨는 소장에서 "선수교체과정에서 실수로 약 20초가량 전북선수 12명이 운동장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부심인 내가 고의로 오심을 한 것은 아니다"며 "한번의 실수를 문제삼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프로연맹측은 "부심인 최씨가 선수를 교체할 권한이 없음에도 대기심에게 보고 없이 임의대로 선수를 경기장에 투입했다"며 "판정심의소위원회에서 잔여경기 배정정지 처분으로 자연적으로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최근 대전에 횟집을 내고 축구계를 떠난 최씨는 "이번 소송은 개인적인 일보다는 어려운 축구환경에서 묵묵히 일하는 심판들의 권익을 위해 제기했다"며 "소송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그동안 구단과 연맹에 의해 소외 되어왔던 심판들의 권익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심경을 밝혔다.
심판이 프로축구연맹을 상대로 소송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 그래서 프로축구 경기를 둘러싼 그동안의 심판판정에 대한 구단들의 잇따른 제소와 연맹의 행정 관행에 한차례 회오리를 몰고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