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와 홍명보, 日 MVP 됐다
기사입력 2000-11-21 11:30
<도쿄=최재성 특파원> '아시아 최고의 리베로' 홍명보(31'가시와)가 또 한번 진가를 발휘했다.올들어 공격가담률을 부쩍 높이며 팀의 화력을 돋우고 있는 그가 요미우리신문 계열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의 11월 셋째주 '베스트11' 및 주간 MVP '플레이어 오브 더 위크'로 선정됐다. '주간 베스트11'은 올들어서만 6번째.
지난 18일 홈구장에서 벌어진 후기리그 13차전 가와사키 프론타레와의 경기(1대0)서 황선홍의 결승 헤딩골을 절묘하게 어시스트， 팀의 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의 가능성을 드높인 공로다.
가시와는 이날 '홍-황 콤비'의 투혼으로 승점 28점(10승3패)을 확보， 16개팀 중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1위 가시마 앤틀러스에 승점 1점차， 2위 감바 오사카에는 골득실차로 뒤져 있는 상황이니 잔여 2경기를 통해 얼마든지 뒤집기를 할 수 있게 됐다.
홍명보의 플레이가 유독 팬들의 시선을 끄는 이유는 엄청난 활동반경 때문이다. 전술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긴 하지만 대체로 전반에는 최후방에서 팀플레이를 조종하다가 후반이 되면 플레이메이커로 변신해 공격을 이끈다. 거의 수비수로만 인식되어 온 그가 상대 문전에서 통렬한 대포알 슈팅도 쏴대고， 기막힌 패스를 넣어 골을 유도하니 팬들에게는 더없는 구경거리일 수밖에 없다.
올들어 J리그 사상 첫 '외국인 주장'이라는 진기록을 남긴 홍명보는 지난달 7일 둘째 아들까지 보는 등 끊이지 않는 경사에 벌어진 입을 다물 여가가 없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오로지 팀의 후기리그 우승뿐이다.
"아무생각 없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승 만큼은 해야겠다는 생각 밖에는요."홍명보의 투지가 고교를 갓 졸업한 새내기들보다 더 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