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광 '다승왕 먹은뒤 日진출'
기사입력 2000-11-20 11:30
'내년에 보자.'롯데 주형광(24)이 독기를 품었다. 일본진출 좌절이 내년시즌의 목표를 더욱 확실하게 만들어줬다. 다승왕과 탈삼진왕을 차지한 지난 96년의 영광 재현.
올해로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 7시즌을 채우게 된 주형광은 시즌초반 승수쌓기에 실패해 해외진출은 생각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시즌중반부터 '일본 지바 롯데에서 주형광을 영입할 것'이라는 얘기가 국내외 언론에서 터져나왔다. 주위에서도 마치 결정이 난 듯 말이 많았지만 정작 구단에서 들은 얘기는 '못가게 됐다'는 말.
결국 주형광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듯'한 꼴이 되버려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주형광은 마지막 단계에서 자신이 영입대상에서 제외됐다는 말에 "끝까지 반신반의 했었다. 결국 올해 성적이 나빴기 때문이 아니겠냐"며 진출 실패에 대해 오히려 팬들에게 미안해 했다.
주형광은 올시즌 8승(6패)을 기록해 '3년 연속 두자리승수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투구내용은 나무랄데가 없었다. 단지 시즌중반에 허리부상으로 한달을 쉬어 등판기회가 줄었고，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었다. 시즌 방어율이 3.49로 방어율부문 8위에 오른 것이 증거. 최근 4년간 가장 좋은 방어율이었다.
"올해의 실패가 나에겐 오히려 약이 됐다. 내년엔 나 자신이 납득할 만한 성적으로 당당히 구단에 해외진출을 요청하겠다"는 주형광의 다짐이다. 〈권인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