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성대하게 올려야지요." LG 서용빈(29)은 요즘 마음이 착찹하다. 지난 11일 김성은 트레이너， 18일 김정준 대리， 19일 장문석 등 줄줄이 이어지는 동료들의 결혼식. 축하할 일이지만 아내 유혜정씨에게는 미안하기만 하다. 병역비리에 연루， 지난해 11월 몰래 올린 혼례. 올해 무혐의 처분을 받고는 시즌이 끝난뒤 많은 하객들을 모아놓고 떳떳하게 올리겠노라고 결심했었다. 하지만 요즘 서용빈은 결혼식이 아닌 내년시즌 준비를 한다. 올시즌 교체멤버로 뛰면서 성적이 변변치 않았다며 결혼식을 내년으로 미뤄놓았다. 아내에게는 면목이 없지만 남들앞에 당당히 내놓을만한 성적표를 받은 뒤 결혼행진곡을 울리겠다는 다짐과 함께. 서용빈은 "내년에 최고의 성적을 낸뒤 결혼식을 올리겠다. 내 자신과 아내， 그리고 팬들에 대한 약속이다"고 말한다. 서용빈은 포스트시즌이 끝난뒤 중장거리 타자로 변신하겠다며 웨이트트레이닝에 열중이다. 타격폼을 바꿀 계획도 세웠다. 구단에서는 스미스와 재계약을 안하기로 해 내년에는 포지션 중복에 대한 걱정도 줄어든 상황. 이광은 감독도 "외야수로 수비위치를 바꿔서라도 기용하겠다"며 서용빈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올해와 분명히 달라질 내년시즌. 당당한 성적표를 펼쳐놓고 아내와 함께 꼭 축하를 받겠다는 서용빈이다. 〈신보순 기자 bssh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