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동양 오리온스가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당초 전문가들로부터 4강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동양은 공격과 수비의 불균형， 선수들간의 과열 경쟁심 및 연패(連敗)로 인한 자신감 상실로 최악의 상황까지 갔다. 동양의 가장 큰 문제점은 팀워크 부재. 김병철， 마이클 루이스， 박재일， 전희철， 토시로 저머니， 박훈근 등 동양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김병철은 템포 조절과 세트 플레이 전개력이 부족하고， 다른 선수들은 커팅， 스크린， 스크린을 이용한 오픈 찬스 잡기， 공격과 수비 전환 등 '볼이 없을 때의 움직임'에 문제가 많다. 또 전희철이 너무 외곽으로 돌다보니 로포스트에는 용병 센터 저머니만 남아 더블 포스트를 기용하는 다른 팀에 비해 인사이드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리고 수비 로테이션과 헬프 디펜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대에게 쉽게 점수를 내준다. 전희철과 김병철의 과열 경쟁심도 팀워크를 해치는 원인중 하나. 최명룡 감독이 최근 두 선수만 따로 불러 "서로 도와야 팀이 산다. 희생 정신을 발휘하라"고 특별지시까지 내렸지만 코트에 나서면 독립정신이 고질병처럼 재발한다. 6연패를 하면서 동양 선수들은 자신감까지 잃어버렸다. 시즌 개막 이후 항상 1쿼터에 큰 점수차로 앞서다 역전패한 경기가 많기 때문에 선수들이 '오늘도 또 뒤집어지나'하는 불안감 속에 경기를 치른다. 자신감 상실은 기술적인 측면보다 더 큰 문제다. 그러나 최명룡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도록 계속 격려하겠다"며 "시간이 더 지나면 용병과 국내 선수들의 호흡이 맞아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며 애써 자위하고 있다. <대구=장원구 기자 playmak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