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장외] 정민태 '기분좋은 왕따'
기사입력 2000-11-17 11:30
-…"요미우리 선수는 빠져!"일본 요미우리와 입단계약한 정민태(30)가 '친정'으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다. 마음은 여전히 현대에 머물러있지만 한솥밥지기들이 벌써부터 '출가외인'으로 취급한다고 하소연.
지난 15일 올시즌 개인타이틀 시상을 겸해 페넌트레이스 MVP 투표가 벌어진 서울 신라호텔 로비. 1군선수들이 대부분 참석한 현대는 시상식에 앞서 훈련일정 등을 통보하기 위해 즉석에서 미팅을 가졌다.
미팅 참석을 놓고 순간 고민했던 정민태. 매니저인 최재필 과장이 빙그레 웃으며 가로막았다. "요미우리선수는 미팅에 참석할 필요없어." 이제는 요미우리 소속인데 어쩌랴.
'친정식구'들의 왕따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정민태가 내년 1월 중순 일본으로 떠나기 전까지 경기도 원당의 2군훈련장에서 실시되는 자율훈련에 참가하겠다고 통보하자 이번엔 강명구 사장이 "운동장 사용료를 내라"며 껄껄 웃었다. 그리고 한술 더 떠 신분이 요미우리선수인 만큼 한국시리즈 배당금은 물론 우승 축하여행에서도 제외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정민태는 전혀 서운하지 않았다. 강사장의 말속에 뚝뚝 묻어나는 '애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민태야， 너는 언제까지나 현대인이다. 후배들을 위해 많은 공부를 하고 돌아오라"는 강사장의 덕담을 듣는 순간엔 코끝까지 찡해졌다.
〈권정식 기자 js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