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한국프로야구를 빛낸 투타 14개부문 타이틀 홀더에 대한 시상식이 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사상 첫 3명의 다승왕과 두명의 최다안타왕， 첫 스위치히터 타격왕 등으로 풍성한 화제를 남긴 타이틀 홀더들의 수상소감을 들었다.
　
▲다승(18승)-현대 김수경
　아직은 이른 정상이다. 투수 선배들이 가르쳐준 대로， 포수 선배들이 이끄는 대로 앞만보고 따르기만 했다. 첫해 승률왕에 이어 지난해 탈삼진왕， 올해 다승왕에 올라 차근하게 자라고 있음을 스스로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다승(18승) 탈삼진(174개)-현대 임선동
　덜 행복했던 시절이 줄줄이 떠오른다. 나를 한물갔다고 생각했던 적잖은 분들에게 다시 우뚝 선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가장 기쁘다. 꼭 다시 서겠다는 오기 하나로 뛰었다. 지난해 가을부터 함께 고생하고 가르쳐준 김시진 투수코치가 가장 고맙다.


▲다승(18승)-현대 정민태
　국내서 뛰는 마지막해에 정상의 모습을 남길 수 있어 뿌듯하다. 성원해준 팬들에게 최소한의 감사표시를 할 수 있었다는게 기쁘다. 후배 (김)수경이와 (임)선동이가 나보다 더 잘 던졌다. 내뒤를 책임질 든든한 후배들이 있기에 더욱 가뿐하게 떠날수 있다.

　
▲홀드(16개)--현대 조웅천
　가장 차지하고 싶었던 타이틀이다. 올해 신설된다기에 잔뜩 노렸는데 꿈을 이뤄 너무 기쁘다. 팀이 잘했기 때문에 내게 기회가 많았다. 앞서 잘던져준 선발투수들과 뒤에서 잘 막아준 (위)재영이， 잘 쳐준 타자들 덕분에 얻은 내 생애 첫 타이틀이다.

　
▲홈런(40개)-현대 박경완
　올해는 기막히게 운이 좋았다. 다시 이런 시즌이 올까 믿지못할 정도다. 어렵고 힘들때마다 내게 큰 힘이 돼주고 행운이 돼준 약혼녀(한수연씨)가 가장 고맙다. 그녀에게 큰 선물을 준 것 같아 무척 보람있다.
　

▲타점(115개)-현대 박재홍
　가장 의미있는 타이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욕심을 부렸다. 목표했던 40(홈런)-40(도루)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만큼 의미있는 시즌을 보냈다고 자부한다. 내게는 더 힘차게 뛸수 있는 내년이 있다.

　

▲타격(0.340)-현대 박종호
　팬들에게 마지막까지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안타까웠다. 그러나 이만한 성적을 올릴때까지 시즌 내내 최선을 다했다. 팬여러분과 나자신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위해 박종호가 많이 노력했음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정신적 지주인 김용달 타격코치님은 야구뿐만 아니라 열성까지 가르쳐준 스승이다.

▲구원(47세이브포인트)-두산 진필중
　2년 연속 타이틀을 차지한데 대해 동료들에게 제일 감사한다. 구원 부문은 혼자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선발투수와 타자들이 리드를 잡아줘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상이란 언제든 가슴 설렌다. 내년 이맘때도 지금처럼 설레고 싶다.

　
▲최다안타(170개)-LG 이병규
　타이틀은 따냈지만 목표했던 200안타를 달성하지 못해 아쉽다. 특히 마지막에 아깝게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해 우승꿈이 좌절되면서 안타까운 시즌이 됐다. 올해 못이룬 꿈을 내년에 꼭 이뤄내겠다고 감히 약속드린다.
　

▲최다안타(170개)-두산 장원진
　생애 첫 타이틀이라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자랑스런 마음에 시상식장에 식구들을 모두 초대했다. 그동안 나름대로 팀공헌도는 있다고 생각했지만 개인타이틀을 따지 못해 시즌 후면 늘 가슴 한구석이 허전했었다. 확실히 타이틀은 사람을 힘이 나게 하는 것 같다.

　
▲도루(47개)-두산 정수근
　3년 연속 도루부문 타이틀을 따게 돼 기쁘다. 겉으로 보기보다 승부욕이 강한 편이라 도루부문만은 누구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내년시즌에도 높은 출루율을 보여 상대수비를 혼란시킬 뿐 아니라 어떡해서든 득점찬스를 만드는 톱타자 역할에 충실하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산을 응원한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득점(109개)-삼성 이승엽
　지난해 이맘때는 페넌트레이스 MVP， 홈런， 타점， 출루율， 장타율 등 타이틀을 많이 차지해 여기저기서 상도 많이 받고 각종 이벤트에도 불려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올해는 너무 한가롭지만 신설된 득점 타이틀을 따낸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올시즌에는 팬들의 성원에 못미쳤지만 내년을 기대해달라.
　
▲방어율(2.77)-한화 구대성
　지난 96년 4관왕에 오른 이후 지난해까지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해 올해는 매게임 이를 악물고 던진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내년 해외진출을 앞두고 유종의 미를 거둬 감회가 남다르다. 막판 이희수 전감독님의 배려로 선발로 등판해 규정이닝을 채우게된 만큼 이감독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해외에 진출해서도 고국의 명예를 빛낼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겠다.
　
▲장타율(0.622)-한화 송지만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개인적으로 프로데뷔후 따낸 첫 타이틀이기에 대단한 영광이다.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연습경기중 오른발목 부상을 해 막판 페넌트레이스에 출전하지 못했는데도 타이틀을 따낸 것은 운도 따라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빨리 부상에서 회복해 내년에는 최다안타 등 다른 타이틀도 노리겠다.
　
▲승률(0.867)-한화 송진우
　92년 다승왕과 구원왕을 석권한 이후 8년만에 타이틀을 차지하게돼 너무 기쁘다. 승률이라는 것이 나 혼자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팀 동료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한 만큼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또 묵묵히 뒷바라지해준 아내(정해은씨)에게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년에는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출루율(0.436)-해태 장성호
　난생 처음으로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감개가 무량하다. 시즌 막판에 부상으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탓에 사실은 타이틀을 포기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올겨울에 고질인 팔꿈치 수술을 받고나면 내년부터는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동안 도와준 선배들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