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고기와의 전쟁' 선포
기사입력 2000-11-14 11:30
이게 웬 액땜일까.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 수술로 한국시리즈에 뛰지 못했던 두산 간판타자 김동주(24)가 또 하나의 걱정거리를 떠안았다. 온통 손가락 끝에만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가 최근 병원 진단 결과 생각지도 않았던 이상이 발견돼 깜짝 놀랐다.
극심한 지방간 증상.
간 기능의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 GTP 수치가 정상인의 5배도 넘는 200을 넘어섰다. 지방간 증상은 지난달 30일 팀지정 병원인 서울 서초구의 주정형외과에서 손가락 수술을 받기 직전 채취한 혈액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밝혀졌다.
이로써 13일 실밥과 깁스를 푼 손가락 재활과는 별도로 김동주에게는 겨우내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 수도승과 맞먹는 엄격한 식이요법이다. 고기는 절대 먹어선 안되고 야채와 과일을 집중적으로 섭취해 수치를 낮추는 것이 지상과제다. 정 필요하면 고기를 먹되 좁쌀만한 비계도 없는 새빨간 살코기로만 소량을 섭취하라는게 의료진의 권고다.
흔히 지방간 하면 술을 생각하지만 김동주의 경우는 '비알코올성'이다. 지난 여름 붕어즙과 각종 한약재를 섞어 달인 보약을 장복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다행히 알코올성 지방간과는 달리 지방 섭취만 자제하면 빠른 시일내에 치료될 수 있어 수개월간은 식이요법에 매진해야 할 형편이다.
올시즌 타율 3할3푼8리와 31홈런， 106타점으로 데뷔 3년만에 최고 성적을 내며 첫 3루수 골든글러브까지 예약한 김동주.
화려했던만큼이나 뒷마무리가 힘겨운 2000년이다. 〈박진형 기자